정호성 영장실질심사 불출석
안종범 "반성 중…책임지겠다"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등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핵심 피의자들이 잇따라 혐의를 인정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 같은 입장이 박근혜 대통령 수사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최순실 게이트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지검장)에 따르면, 지난 3일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체포돼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호성(47)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이날 자숙하는 의미에서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했다.
정 전 비서관은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이나 청와대 기밀문서 등을 사전에 받아보도록 도왔다는 문건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상태다. 박 대통령도 연설문 등을 건넨 사실을 인정한 상태여서 혐의를 부인하기 어려웠을 거라는 게 법조계 의 중론이다.
따라서 정 전 비서관이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한 것을 혐의 인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두고 다투기보다는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정상참작을 받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같은날 영장실질심사가 열린 안 전 수석 역시 혐의를 일부 인정하는 발언을 심사 과정에서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안 전 수석 측 변호인인 홍기채 변호사는 영장실질심사 후 기자와 만나 "(안 전 수석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인인 김선규 변호사는 "(안 전 수석이) 대통령을 잘못 보필한 것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안 전 수석은 현재 최씨와 함께 기업들에 영향력을 행사해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과정을 주도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을 받고 있다. 그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대통령의 지시를 따른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이 사건 핵심 인물들이 혐의를 인정하는 취지의 발언 등을 함에 따라 향후 검찰 조사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이들의 혐의가 박 대통령을 고리로 이어지는 만큼, 향후 조사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그간 대국민 담화 등을 통해 했던 발언들을 뒤집는 진술을 한다면 파장은 더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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