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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은 알아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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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신유정 | 등록일 | 16.10.31 | 조회수 | 834 |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피해자는 국민이다. 최씨가 사용(私用)한 권력은 국민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준 것이었다. 박 대통령은 그 권력의 주인이 아니라 5년간 위임받는 대리인에 불과하다. 국민은 이 땅에 태어나 가질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주권(主權)을 최씨에게 도난당했고, 이 권력을 믿고 맡겼던 박 대통령에게 배신당했다. 피해자는 알아야 할 당연한 권리가 있다. 최씨가 57일 만에 귀국했다. 검찰이 그를 조사할 것이다. 국민의 것인 국가권력을 어떻게 훔쳐내 사용했는지, 박 대통령의 잘못과 책임은 무엇인지, 농단한 국정의 범위는 어디까지이고 동조한 이들은 누구인지 국민은 알아야 한다. 피해자가 피해의 정도를 확인하지도 못했는데 ‘사태 수습’을 말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진상규명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하며, 이를 가로막는 어떤 시도도 용납되지 않을 만큼 민심은 분노해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30일 긴급 기자회견을 했다. “최근 흐름을 보면 진상은폐 시도가 진행되는 것 같다. 고영태 최순실 차은택의 귀국 시점 등이 시나리오대로 움직이듯 맞아떨어진다”고 말했다. 야당의 기우(杞憂)로 치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사건은 기우가 현실이 되면서 불거졌다. 국민 앞에 사과하겠다고 나섰던 박 대통령의 말조차 국민이 느끼는 피해의 정도와 큰 차이를 보였다. 최씨의 언론 인터뷰도 조율됐다는 인상을 줄 만큼 흡사했다. 지금 정권이 할 몫은 그동안 벌어진 일을 피해자인 국민에게 소상히 고백하는 것이다. 권력의 은밀한 부분을 가렸던 둑은 이미 터졌다. 더 이상 가릴 수 없는 것을 가리려 하면 국민에게 또 다른 피해를 주게 될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이 어떤 상황인지는 검찰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정권의 기세에 눌려 휘두르던 칼을 이제 정권을 향해 겨누는 시기가 됐다. 고위 관계자에게서 “검찰도 살아야 하지 않느냐”는 말이 나온 걸 보면 뭘 해야 하는지 본능적으로 직감한 듯하다. 이 정권은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검찰을 활용했다. 검찰 조직은 숱한 상처를 입었고, 신뢰는 바닥을 쳤다. 정권의 핵심을 직접 겨냥하는 이번 수사마저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면 신뢰를 회복할 기회는 더 이상 갖기 어렵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 됐다. 특검을 비롯해 가능한 모든 수단이 동원될 것이다.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겠다는 각오로 아직 살아 있는 정권을 제대로 수사해 진상을 밝혀야 검찰이 살 수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국민이 대리인을 통해 주권을 행사하는 대의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나라의 근간인 이 체계가 농락당했다. 삼성이 신뢰를 회복하려 갤럭시 노트7의 발화 원인을 지금도 찾고 있듯이, 국정농단의 실체와 원인을 끝까지 규명해야 민주주의를 계속할 수 있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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