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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김정은의 비핵화·군사회담 제안이 진정성 가지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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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송세연 | 등록일 | 16.05.14 | 조회수 | 948 |
[사설]김정은의 비핵화·군사회담 제안이 진정성 가지려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세계의 비핵화를 언급했다. 그는 지난 6일부터 열리고 있는 노동당 7차 대회 중앙위원회 사업총화(결산) 보고에서 북한은 책임 있는 핵보유국이라면서 “핵 전파방지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세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북한 매체가 보도했다. 김 제1비서가 비핵화를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그의 발언을 뜯어보면 비핵화를 추구하기보다 핵보유국임을 인정받으려는 의도가 더 강해 보인다. 한반도 비핵화가 아니라 세계의 비핵화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김 제1비서가 보고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을 당의 항구적 전략 노선으로 삼겠다고 천명한 것도 비핵화 의지를 의심하게 한다. 유엔과 세계 각국은 북한의 핵도발에 대해 두 달 넘게 고강도 제재를 시행하고 있다. 앞서 북한은 국제사회의 우려와 제지에도 불구하고 4차 핵실험을 단행하고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다. 이런 판국에 스스로 핵보유국임을 선언하면서 세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북한의 발언을 믿을 나라는 드물 것이다. 김 제1비서의 남북군사회담 제안도 핵보유국 전제 속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진정성에 의구심을 낳는다. 물론 “조선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하여 우선 북남 군사당국 사이의 대화와 협상이 필요하다”는 그의 인식에 동의한다. 한반도에서 북한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 그리고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둘러싸고 남북관계가 극도로 악화되고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로 높아진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대화와 협상으로 긴장을 완화하고 갈등을 풀기 위한 노력이 시급히 요구된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려면 근본 처방이 필요하다. 핵문제에 대한 북한의 본질적 태도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군사회담이 열린다고 해도 생산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더구나 김 제1비서는 대북 심리전 방송과 삐라 살포를 지체 없이 중지할 것을 요구해 회담 제안의 목적이 핵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은연중 드러냈다. 김 제1비서가 국제사회와 남한이 자신을 믿도록 하는 길은 하나밖에 없다. 핵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당장 5차 핵실험 움직임부터 중단해야 한다. 핵은 정권의 생존 보장이 아니라 생존을 위협하는 흉기가 될 수 있다. 비핵화는 남북한과 민족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다.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달성해야 할 목표이다. 정부도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분위기와 환경을 조성할 책무가 있다. 김 제1비서의 비핵화 발언과 군사회담 제안에 “의미 없다”며 일축하는 것은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 김 제 1비서의 발언은 비논리적이며 자기과시에 중점을 두었다고 생각한다. 비핵화에 대한 책임을 다루기 전 비핵화국이 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자신들은 핵보육국에 해당하면서 지구촌의 비핵화에 대해 논하는 것은 전혀 논리적이지 않은 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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