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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기문 총장과 권력의지

이름 반효희 등록일 16.03.31 조회수 854
“이 사건 때문에 자살까지 생각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01년 4월 외교통상부(현 외교부) 차관에서 물러날 때 국장급 이상 간부들에게 남겼다는 말이다. 이 사건이란 그해 2월 한·러 정상회담 발표문에서 비롯된 한·미 외교 파문을 말한다. 미국 정부가 미사일방어(MD)체제 추진의 걸림돌인 탄도탄요격미사일제한(ABM)조약을 파기하려는 상황에서 공동 발표문에 미국의 입장과 반하는 ‘ABM조약의 보존·강화’란 문구가 들어가자 한·미 관계는 벌집 쑤신 듯했다. 결국 김대중 대통령의 유감 표명에 이어 이정빈 장관, 반기문 차관이 차례로 퇴진하면서 사건이 봉합됐다.

당시 반 총장의 자살 운운을 전해들었다는 전직 외교관은 “그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라고 대단히 실망했다”며 “아, 이 양반이 정말 권력 의지가 강하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됐다”고 회고했다. “공직 생활을 하다가 차관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면 자기 잘못은 아니더라도 책임지고 과감히 물러날 수도 있어야 한다”며 “장관을 하기 위해 모든 것을 맞추고 달려오다가 차관에서 물러나니 ‘아, 이제 내 인생 끝이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나 보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고 말했다.

‘권력 의지의 소유자 반기문.’ 세간의 화제인 반 총장 대망론에 대해 담소하다 나온 권력 의지라는 키워드가 그의 의뭉스러운 행보를 이해하는 데 적잖은 답을 줬다. 사실 같은 한국인이지만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반 총장이 보여준 한국 정치, 특히 한국 정상과의 동조화(同調化) 현상의 원인이 무엇인지 계속 의문이었다. 고국에 대한 관심이나 타고난 인성만 갖고는 설명되지 않는 대목이 적지 않아서다. 지난해 유엔본부에서 열린 새마을운동 고위급 특별행사에서는 굳이 “뉴욕 맨해튼 중심에서 새마을운동이 진행되고 있다”고 상식에 맞지 않는 표현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기쁘게 해 일부의 비판을 받았다. 12·28 한·일 일본군위안부 합의에 대해선 본심이 무엇인지 오락가락 언행이다. 합의 직후 환영 성명에 이어 박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선 “박 대통령의 용단에 대해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위안부 피해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유엔 기구에서 문제점을 지적하자, 지난 11일 유엔 사무총장으로서는 처음으로 피해자를 만나 환영 성명이 오해였다고 해명했다. 사심 없는 듯 인자한 웃음 뒤의 용솟음치는 새로운 권력 의지가 그를 움직이는 동인(動因)이라면 이제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이런 행보도 설명 가능한 부분이 있다.

권력 의지 자체가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 문제는 대권 주자로서 우리가 직면한 복잡한 대내외 도전에 응전하기 위해서는 멸사봉공의 공직관, 이해가 첨예한 현실 정치를 다루는 리더십 등 그외에도 필요한 게 많다는 것이다. 반 총장은 차관 낙마 후 화려하게 재기해 장관,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더 큰 권력을 향하는 과정에서 이런 것들을 검증받을 기회는 그다지 없었던 같다. 자살 운운 반 총장에게 실망했었다는 전직 외교관이 씁쓸하게 웃으며 한 말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돈다. “(자살 운운하는 이야기를 듣고) 솔직히 ‘이 양반이 본인을 위해 공직 생활을 했지, 조직이나 국가를 위해서 일을 했을까’ 하는 순진한 의문이 들었다.”

김청중 외교안보부 차장

 

반기문 총장님의 권력 의지는 본받아야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높은 위치에서의 책임감과 부담감을 지니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행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다 해왔기 때문에 그 자리를 지켜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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