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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訪北 반기문 총장, 김정은 만나 국제사회로 끌어내라

이름 김지숙 등록일 15.11.18 조회수 836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북한 방문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이 취임 이후 줄곧 방북을 추진한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측근인 오준 주(駐)유엔 대사도 지난달 워싱턴 토론회에서 “반 총장의 임기가 1년 2개월 남았는데 일이 잘 풀린다면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중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방북을 예고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반 총장은 어제까지 터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이어 18일부터 필리핀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슬람국가(IS)의 파리 테러에 대한 대응 등 현안이 많기는 하지만 아시아 방문 기회를 이용해 전격적으로 평양으로 향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반 총장의 방북이 성사되면 한반도 평화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유엔 수장으로서 북한 김정은을 만나면 유엔 결의를 위반한 핵과 미사일 개발 중단을 요구하고 변화를 촉구해야 한다. 반 총장이 남북한의 대화와 긴장 완화를 위해 중재자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김정은은 2011년 집권 이후 혈맹인 중국도 방문하지 않고 집 안에서만 큰소리치는 ‘방 안 퉁소’에 머물고 있다. 주요국 지도자의 방북이 끊겼고 북-중 교류는 김일성 김정일 시대에 비해 소원해졌다. 반 총장의 방북은 김정은을 국제사회로 이끌어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반 총장은 올 5월 “개성공단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가 북한의 거부로 하루 만에 계획을 포기했다. 북한이 반 총장의 위상을 높여주기 위해 방북 허용 쪽으로 생각을 바꾸지는 않았을 것이다. 북한 인권 결의안 등으로 곤경에 처한 체제 홍보나 국제사회의 비판을 완화시키려는 의도일 수 있다. 반 총장이 ‘한국인 총장 최초의 평양 방문’이라는 업적을 위해 치밀한 계획 없이 방북했다 ‘김정은의 빛만 내주는 조연’ 역할만 하게 되면 남북 관계에도 유엔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반 총장의 방북을 국내 정치나 노벨 평화상 수상과 연계해 해석하는 시각이 있지만 국제 평화를 위한 유엔 총장의 활동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아시아태평양 뉴스통신사 공동인터뷰에서 “북핵 문제 해결의 물꼬가 트이고, 남북 관계 개선에 진척이 이뤄진다면 정상회담도 못 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반 총장이 다리를 놓을 수도 있을 것이다. 정상회담까지는 아니더라도 꽉 막힌 남북 관계에 숨통을 틔우는 계기만 만들어도 국내의 부정적인 시각은 사라질 것이다. 반 총장도 내년 12월 임기 말까지 2017년 대선과 관련해 오해받을 수 있는 언행을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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