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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도입 6년…기로에 선 법학대학원

이름 송세연 등록일 15.10.30 조회수 791

로스쿨 도입 6년…기로에 선 법학대학원

“잘 모르는 친지들은 로스쿨로 착각하죠. 차이점을 설명해드려도 로스쿨이 있는데 뭐하러 법학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냐고 생각하시고요. 변호사시험은 안 보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습니다.”

서울의 한 법학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허창수(33ㆍ가명)씨의 말이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를 도입한 지 6년째를 맞으면서, 일반 법학대학원의 역할 축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로스쿨에 인재와 각종 지원이 몰리면서 순수 학문 연구ㆍ교육기관인 법학대학원이 설 자리를 갈수록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28일 서울대학교 법학 최신호에 게재된 보고서 ‘로스쿨 도입 이후 일본의 학문후속세대 양성’을 보면, 법학대학원의 이 같은 고민을 읽을 수 있다.

서울대와 일본 도쿄대ㆍ교토대의 법학대학원을 비교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대 일반 법학대학원 석사과정 신입생 수는 로스쿨 제도가 시행된 첫 해인 2009년 144명에서 2014년 126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박사과정의 경우 54명에서 69명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일반 석ㆍ박사 등록생은 최근 430명을 넘어섰다.

로스쿨 도입에도 불구하고 대학원 문을 두드리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정은 다르다.

이들 중 상당수는 판ㆍ검사, 변호사, 군법무관 등으로 재직 중인 이른바 ‘겸업 대학원생’이기 때문이다. 학문 후속세대로 볼 수 있는 ‘전업 대학원생’은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다.

보고서는 전업 대학원생 상당수는 연구자가 되는 것보다는 실무 진출을 희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2015년 1학기 강의연구조교를 맡은 53명 가운데 본격적인 학문 후속세대는 2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했다.

석ㆍ박사과정을 시작하더라도 학위 취득까지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서울대 법학대학원 석ㆍ박사 수료자 수는 작년에 128명이었지만 학위 취득자는 63명에 그쳤다. 입학생수의 3분에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상당수의 학생들이 실무 종사자여서 학업에 전념할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수 인재들이 법학대학원을 도외시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법학 학부과정을 나온 학생들까지도 로스쿨로 쏠리면서 학문 목적으로 법학을 전공하려는 이들이 줄고 있는 것이다.

로스쿨이 설치되지 않은 수도권의 한 법대 교수는 “학문 후속세대가 될 수 있는 우수한 학생들은 일반 법학대학원에 들어오려 하지 않는다”면서 “수업에서도 깊이 있는 이론법학을 기피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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