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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스피치

이름 강서영 등록일 19.08.19 조회수 62

다들 영화 좋아하시나요? 저는 영화 한 편을 보고 나면 일주일동안 푹 빠져서 곱씹고, 나중엔 시나리오까지 뽑아서 읽어볼 정도로 영화를 정말 좋아하는데요. 저는 세월호를 소재로 한 첫번쨰 상업영화, 악질경찰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이 영화, 악질경찰은 분명히 실패한 작품입니다. 흥행의 성공과 실패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 영화가 추구하는 이야기의 실패. 메시지와 사건의 연결의 실패를 말하는 것입니다.

영화의 내용은 대충 이렇습니다. 재벌과 싸우는 비리 형사 이선균이 있고, 수사에 중요한 키를 가진 한 학생이 있는데, 그 학생의 친구가 단원고 학생인 것이죠.

이 영화는 그저 평범한 범죄 액션영화입니다. 영화의 내용에서 세월호가 차지하는 부분은 극히 일부이며, 세월호와 관련된 캐릭터, 장면을 다 삭제해도 영화의 결말은 바뀌지 않습니다. 세월호의 아픔을 범죄 영화의 흐름에 억지로 끼워넣어 전체적인 이야기가 굉장히 따로 놀고 있는 것이죠. 영화의 이정범 감독은 난 세월호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내가 잘 한다고 믿었던 장르로 녹여낸 것이라고 말했지만 극의 흐름에서 세월호를 덜어내도 크게 무리가 없고, 설사 감독이 세월호에 진심으로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더라도, 영화가 이를 다루는 게 충분하지 못했다는 게 비판의 골자입니다. 결국 이 영화는 세월호라는 소재를 상업적으로 이용한 것입니다.

비슷한 예로 미국의 911테러를 다룬 영화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들이 911 테러사건을 상업적으로 이용했다고 보지 않는 이유는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소재 자체가 영화 안에서 자연스럽게 캐릭터와 이야기에 녹아들어서 관객들에게 좋은 메시지로 치환되기 때문입니다.

덧붙여서, 악질경찰은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 범죄물입니다.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판정받을 만큼 폭력적인 장면들 속에 굳이 잘 어우러지지 않는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넣어야 했을까요? 세월호라는 소재를 다루기엔 그 방식이 너무나 거칠었습니다.

또한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악질경찰은 상업영화입니다. 그동안 세월호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나 문학작품 등은 있었지만, 상업영화는 가장 상업적인 매체, 즉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이 소재를 표현할 만한 그릇으로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수익의 기부 여부를 떠나 추모 자체를 상품화 시키는 게 문제입니다. 추모의 마음을 함께 나누는데 누군가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지, 아닌지를 분명히 확인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더이상 그날에 대해서 언급하지 말아주세요. 그럴 때마다 그날이 생각나서 더 고통스럽습니다." 세월호 유가족 인터뷰의 내용입니다. 진정으로 유가족을 위하고 고인들을 위한다면, 학생들의 불행을 상업적 가치로 이용하고 그들의 아픔을 들춰내서는 안 됩니다. 아직 상처가 다 치유되지도 않은 이른 때에, 필요 이상으로 세월호를 자꾸 부각시킬 때마다 유가족들을 계속해서 2014년에 머물 수 밖에 없게 하는 고문행위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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