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라(시사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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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기 장윤정] 모의국제회의 소감문

이름 장윤정 등록일 20.12.31 조회수 110

모의국제회의를 준비하면서, 솔직히 굉장히 말을 안 듣는 부원이었기에 기장 및 부기장에게 굉장히 미안하다. 자료 조사를 위해서는 하루에 적어도 3시간은 영어 사이트 및 신문기사 또는 논문 등을 직독직해 하면서 보내야 했기에 참고할 만한 사이트를 노트북 배경화면에 띄워 놨음에도 불구하고 하고싶지 않았다. 그래서 항상 미룰 수 있을 때 까지 미루고 또 미루다가 새벽에서야 부랴부랴 해서 제출했다. 그런데 의제 배경 같은 경우에는 1학년 친구와 같이 묶여 있기 때문에 감히 1학년 친구에게 하라고 할 수 없기도 했고, 내가 안 올리면 연락처도 모르는 그 친구가 혼자 고생할 것 같았기에 책임의식을 느끼고 빠릿빠릿하게 작성해서 낸 것 같다. 내년에는 이런식으로 친하지 않은 사람들을 묶어서 진행하여 책임감을 느끼게끔 하여 빠른 자료 조사를 받을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모의국제회의는 진행되지 않을 계획이었다. 그냥 아고라 부원끼리의 활동 중 하나로 전락할 예정이었던 모의국제회의가 본격적으로 대회는 아니지만 1,2학년 전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큰 회의로 갑작스럽게 바뀌면서 기장 부기장이 굉장히 많은 고생을 했던 것 같다. 그냥 일개 부원인 나로써는 크게 부담감을 느끼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저 작년에 대사로 참가했던 대회를 상기시키며 회의 대본 및 진행에서의 껄끄러운 부분들을 부드럽게 다듬어 실제 회의장에서 써먹을 수 있도록 조언하는 정도만 했으니까. 그래서 실제로 당일이 되자 기분이 생소했다. 전날 야자시간에 남아서 단체로 대회 준비를 하며 작년 명찰도 찾았어서 '아 이걸 실제로 내가 준비를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언듯 들기는 했지만, 실제 체감은 못했었다. 그런데 그 다음날에 토요일인데 아침 일찍 일어나서 편도 만원짜리 택시를 타고 비몽사몽한 채로 회의장에 들어서자 확 실감이 되기 시작했다. 내가 참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최자 측으로써 다른 대사들을 보니 이렇게 와준 것에 참 고마웠다. 그렇게 모국회가 시작되고, 기조 연설문을 발표하고 대사들끼리 공동성명서를 위한 논의를 계속하는 것을 보면서, 그 자리에 참석한 이들이 부러웠다. 작년에 그렇게 고생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모국회를 하면서, 공통된 한 가지의 주제를 가지고 여러 국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각 대사가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화합과 공생을 도모하는 그 모습 자체에 설레였던 것이다. 서로의 이야기를 눈을 반짝이며 듣고, 이 사실을 어떻게 하면 본인의 국가에게 유리하면서도 상호 이익을 추구하며 써먹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이야기하는 모습 그 자체가 모의국제회의가 빛이 나는 이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각자 다 다른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기 때문에, 친한 친구라 할지라도 한가지 주제에 대해 진득하니 논의하기는 어렵다. 내가 관심이 없고, 아는 정보가 적은 상태로 그저 친구가 해주는 이야기를 흘려 듣기만 하는 그런 이야기, 그런 경우가 세상에는 더욱 많다. 그러나 모의국제회의에 참여하는 이들은 모두가 비슷한 수준의 정보를 가지고 있다. 심지어 주최하는 우리들 역시 나라조사 및 의제 배경 조사 등을 했기 때문에 각 국가들이 하는 이야기를 아예 못 알아듣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수동적으로 듣는 것이 아닌,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는, 또는 스텝의 경우 조언하는, 그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 이다. 조별 과제를 해도 운전기사와 승객이 나뉘는 경우가 많은데, 모의국제회의는 모두가 자가용을 타고 다니는 그런 경우인 것이다. 그래서 보는 내내, 나 역시도 참여하고 싶어 안달이었다. 그걸 소극적인 대사들을 격려하는데 사용하는 것으로 분출하긴 했지만. 아무튼, 모의국제회의는 담론이 왜 뜻깊은지에 대해 가장 잘 이해 할 수 있게끔 해 주는 대회이다. 비록 준비과정이 힘들고 짜증나지만, 그 결실은 옆에서 보고 있는 것 만으로도 몸이 달아 오를 정도로 밝은 빛을 내는 별이다. 이 정통성있는 대회를 대학교에서도 한다니, 꼭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이번에는 달이었지만, 그때는 나 역시 다시 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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