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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기고문) 전태일과 노동의 가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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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채영남 | 등록일 | 21.11.08 | 조회수 | 45 |
<전태일과 노동의 가치> 3407 김아연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1970년 11월 13일, 만 22세의 청년 전태일은 평화시장에서 시위 도중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인 뒤 이 구호를 외치며 분신하였다. 이후 사회적으로 노동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노동자들의 저항과 노동 운동은 계속되었다. 이 책은 소외되었던 약자인 노동자들의 인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전태일의 일생이 담겨져있다. 이 책의 특징은 전태일이 쓴 일기가 내용의 바탕이 되었다는 것이다. ‘전태일 평전’의 저자 조영래 변호사는 참혹한 노동 현장과 사회 모순을 해결하려던 전태일의 일생이 담긴 7권 분량의 공책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전태일이라는 인물을 알려주고 있다. 전태일은 1948년 9월 28일 대구에서 태어나 가난으로 인해 제대로 된 학창 시절을 보내지 못하였다. 전태일이 평화시장 노동자로서 첫발을 들여놓은 것은 1964년 봄, 그의 나이 16세 때였다. 전태일이 처음 시다 생활을 시작했을 때 14시간 노동을 하고 커피 한 잔 값밖에 안 되는 일당 50원을 받았다. 인간 시장의 현장인 평화시장에서 그는 하루하루의 생명을 팔고 있었다. 자신의 고통과 동료 노동자들의 참상을 보면서도 그는 아직 이러한 문제의 근본 원인이 무엇인가를, 이 고통을 없애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깊이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이후 전태일은 피를 토하고 죽은 여공의 사건으로 충격을 받아 죽어가는 여공들을 살리고, 우리를 비정한 현실의 쓰레기로 만드는 잔인한 노동조건을 내 힘으로 바꿔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는 아버지와 얘기 도중에 우연히 근로기준법의 존재와 그 내용을 알게 되었고 그 후 ‘바보회’, ‘삼동회’ 등을 조직하며 노동 운동을 했다. 1970년 11월 13일 평화시장 앞에서 시위를 하던 중 경찰의 방해로 시위가 무산되려는 상황에 놓이자 전태일은 자신의 몸에 불을 붙힌 채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결국 세상을 떠났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근로조건 개선을 목표로 하는 재단사 모임의 이름을 왜 바보회라고 지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전태일은 근로기준법의 존재를 알게 된 후 자신이 ‘바보’였다는 것을 통절히 깨달았다고 한다. 또 나라의 법으로 보장되어 있는 근로조건을 쟁취하지 못하고 혹사당하고만 있는 평화시장 일대의 모든 노동자들이 다 ‘바보’라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그는 ‘바보’들의 모임인 바보회를 만든 것이었다. 나는 이러한 ‘바보회’의 사상이 가장 인상깊었다. 전태일은 누가 바보이며 누가 바보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였다. 우리 사회는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남에게 손해를 끼치는 사람, 남의 피땀의 성과를 가로채는 사람들을 ‘똑똑한 사람’이라는 이상적인 인간상으로 미화한다. 바보회의 사람들은 남들에게 바보라고 불릴지라도 노예가 되기를 거부하는, 스스로의 힘을 확신하는, 자유와 평등을 지향하는 새시대의 목소리가 되자는 것이었다. ‘전태일 평전’을 통해 전태일이라는 인물에 대해 알게 되었으며, 노동의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노동 환경과 노동자들을 기계처럼 생각하는 업주들을 지금으로써는 상상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재도 그때 당시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택항에서 작업하던 20대 청년 사망, 울산에서 컨테이너 청소하던 30대, 40대 노동자 질식사, 아산 자동차 공장에서 30대 이주노동자 설비에 머리 끼여 사망’ 이게 현재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는 산업재해 사망률이 최상위권이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산업재해 사망 통계에 따르면 2020년에만 산재 사고로 숨진 노동자가 882명이라고 한다. 더 심각한 것은 산업 재해에 대해서 책임을 미루려는 고용주들의 태도이다. 피해자는 많지만 가해자는 없는 세상. 과연 이것이 정의로운 사회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의 산업 재해를 막기 위해 2021년 1월 26일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르면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해 산업재해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 등이 부가된다. 이 법은 단순히 기업을 처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업의 안전 보건 조치를 강화하고 안전투자를 늘려 중대재해를 근원적으로 예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태일이 노동자로서의 삶을 살던 당시 분명 ‘근로기준법’이 존재했지만 실제로는 무효했다. 전태일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중대재해처벌법’은 노동자들의 권리를 확실하게 보호해주는 유효한 법이 되어야한다. ‘전태일 평전’을 읽은 후 산업화가 한창이던 당시에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희생되었는지 알게 되었고,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과 제도들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의 노동 운동의 상징인 전태일이라는 인물과 노동의 가치를 느낄 수 있게 해준 이 책을 다른 친구들도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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