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알고 너를 이해하며
진실하게 만나는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Love myself, Love yourself!
5학년 친구들에게 쓰는 아홉번째 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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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박미향 | 등록일 | 20.03.27 | 조회수 | 29 |
촉촉한 아침이구나. 오늘은 선생님 이야기를 좀 더 해볼까 해. 얼마 전 너희들 4학년 때 담임선생님 이야기를 들었어. 아주 열정적이신 분이고 또 너희들과 함께 맛있는 요리도 많이 만드시며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하셨다고 말이야. 그 이야기를 듣는데. 멋진 선생님과 함께 한 너희들이 일년동안 정말 행복했겠다 싶더라. 그러면서 한편, 나는 너희들과 어떻게 만날까 새삼 고민이 되는거야. 선생님은 너희들과 요리를 자주 재밌게 하지는 못할 것 같아. 그렇다고 특별히 잘 하는 것도 없어. 선생님은 선생님의 방식으로 너희들과 만나게 될텐데. 그럼 나는 너희들과 어떤 것들을 나눌 수 있을까 싶더라고.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봤지. 선생님도 때론 남들과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못났다 여길 때가 있어. 나는 이것도 잘 못하고 저것도 모자라고. 이렇게 말이야. 그렇게 남들과 비교하기 시작하면 자꾸만 가라앉고 마음이 힘들어지곤 해. 그런데 선생님뿐만 아니라 참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그렇게 부족하다 여기면서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할 때가 많대. 선생님이 이번 겨울에 읽었던 책 ‘무탄트메시지’를 소개해 볼까 해.이 책은 호주 원주민들과 백인 여의사가 먹을 음식이든 물이든 아무 것도 없이 오로지 맨몸으로 함께 사막을 횡단하면서 겪었던 실화를 엮은 책이야. 아주 오래된 인간의 생활방식을 그대로 지켜가며 살아가는 호주 원주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어. 그런데 그 곳 사람들은 이름이 이런 식이야. ‘연장 만드는 사람’, ‘행복을 전하는 사람’ ‘비밀 지키는 사람’... 자기가 불리고 싶은대로 이름을 정하고 또 바꾸고 싶을 때는 이름을 바꾸기도 해. 사회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알아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자기 존재의 의미를 매 순간 깨닫고 공동체에 도움을 준대. 누구와 비교해서 더 잘하는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가장 의미를 두고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해보고 그 능력을 키워나가는 거야. 선생님은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이 원주민 부족의 일원이라면 스스로에게 어떤 이름을 지어주고 싶은가 생각해보았어. 나는 ‘좋은 점을 찾는 사람’ 이라고 불리고 싶어. 선생님은 다른 사람들을 볼 때마다 그 사람의 좋은 점들을 보게 되더라. 이 사람은 이런 면이 좋고, 저 사람은 저런 모습이 멋지고. 처음에는 그러면서 나에게는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면과 비교하며 의기소침해지기도 했지만, 생각해보니 다른 사람의 장점을 찾아내는 건 아주 멋진 일이더라. 그 사람의 가치를 알아보는 일이 선생님으로서의 내 정체성과 아주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선생님은 앞으로 너희들을 만나면 너희들 한 명 한 명이 가진 ‘고유한 멋짐’을 발견해보려고 해. 그리고 선생님 스스로를 사랑하면서 솔직하게 너희들과 만나고 싶어. 그게 선생님이 너희들을 만나는 방식이 될 거야. 너희들은 너희들 스스로에게 어떤 이름을 붙여주고 싶을까 궁금해지는구나. 조용히 창문을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가 참 좋다. 파릇파릇 작은 생명들이 반기는 봄비와 함께 행복한 하루 보내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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