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 1반

나를 알고 너를 이해하며

진실하게 만나는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Love myself, Love yourself! 

'나'와 '너'가 함께 만드는 '우리' 반
  • 선생님 : 박미향
  • 학생수 : 남 4명 / 여 3명

5학년 친구들에게 쓰는 두번째 편지

이름 박미향 등록일 20.03.18 조회수 41

얘들아~ 두 번째 편지다!

이번 편지에서는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해. 아마도 너희들과 함께 지낼 선생님이 어떤 사람일지 궁금할 것 같은데 말이야. 선생님은 어렸을 때 그랬거든. 새 학년이 시작될 때면 긴장되기도 하고 어떤 선생님을 만나게 될까무척 알고 싶었어.

 

선생님은 지난 2013년에 백운초에서 1년을 생활했단다. 벌써 7년 전이구나. 그러니까 너희들이 5살 때였네. 어쩌면 우리 학교 유치원을 다녔던 친구들은 선생님을 아주 어렴풋이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급식실에서 마주쳤을 수도 있어.^^

그 해에 선생님은 아기가 생겼고 다음 해부터 학교를 잠시 떠나 아이를 키웠단다.

 

선생님이 8살 때 초등학교에 입학해 처음으로 학교를 떠나 있었던 시간이었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니고 또 다시 선생님으로 학교에 왔으니 말이야.

그동안 선생님은 두 딸의 엄마가 되었고 또 처음으로 식혜도 만들어봤고(나중에 선생님이 직접 만든 식혜 맛을 보여줄게) 김치도 담가봤지. ^^

 

사실 선생님은 지난 6년의 삶에서 재미있는 경험을 많이 했단다. 전에 선생님은 자전거도 못 탔었거든. 아직 손 떼고 탈 정도는 아니지만 뒤에 딸도 태우고 자전거를 운전할 수 있게 되었어. 잘하지는 못하지만 수영도 하고 춤도 춰보고 베이킹(빵 만드는 일)도 배워봤단다. 우쿨렐레도 쳐보고 폼롤러라는 스트레칭 도구로 운동도 해보고. 요즘은 방탄소년단을 좋아해. 하하하.

 

어쩌면 사소하기도 하고 TMI(Too Much Information) 일수도 있는데 왜 이런 이야기들을 선생님이 주저리 주저리하는가 싶지? ^^ 선생님도 선생님 자신에 대해서 계속해서 알아가는 중이란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야. 그동안 선생님은 스스로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는 걸 지난 휴직 기간 동안 알게 되었어.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내가 무엇을 싫어하고,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꿈꾸는지,

나는 언제 긴장되고, 언제 화가 나고, 언제 부끄럽고, 언제 행복한지를 알아차리기보다 그냥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것, 어른들이 옳다고 하는 것만을 아무런 비판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며 살았더라.

 

내 몸, 나의 생각, 감정 등 나와 관계된 것들이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생각에 따라 이리 저리 흔들리며 살았더라고. 물론 지금도 선생님이 나 자신을 아주 잘 알아서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건 아니야. 노력 중이지.

선생님이 좋아하는 작가 헤르만 헤세라는 사람이 데미안이라는 책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길이다.’

어쩌면 평생 살아가는 것이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가는 과정일 수도 있어.

 

선생님은 앞으로 너희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될거야. 가르치려는 내용들이 있으니까.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중요한 건 바깥의 지식을 하나라도 더 알게 되는 게 아니라 너희들이 어떤 사람인지를 새롭게 알아가고 느끼는 거라고 생각해.

난 이런 게 관심이 가는데’ ‘난 이건 별로 재미없어.’ ‘이건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구나.’ ‘더 알고 싶다.’ 이런 너희들의 마음이 중요하단 거야.

그래서 선생님은 너희들의 다양한 이야기도 듣고 싶어.

 

자준아, 종찬아, 희선아, 동규야, 정모야, 지연아.

너희들 한 명, 한 명 어떤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궁금하구나.

각자가 가진 고유한 빛깔이 궁금해. 앞으로 선생님과 나를 알아가는 배움의 길을 함께 걸어보자. 선생님도 배우는 중이니 우리 서로 도와주자.

 

오늘도 몸 마음 건강히! 안녕~

 

 




이전글 5학년 친구들에게 쓰는 세번째 편지 (3)
다음글 5학년 학부모님들께 드리는 편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