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마음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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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곽수경 | 등록일 | 19.05.16 | 조회수 | 35 |
저는 개인적으로 가장 위대한 직업이라고 생각하는게 정신과 의사와 상담사 입니다. 다른 사람의 고통과 어려움을 계속 들어야 하고 같이 이야기한다는게 보통의 에너지로는 되지 않습니다. 저도 사실 초등교사로서 가장 힘든점을 꼽자면 아이들이 떠드는것도, 말을 안듣는것도, 수업하는것도, 행정업무도 아닌 아이들이 서로 싸우고 트러블이 생길 때 입니다. 아이들에게 서로 문제가 생기면 하나하나 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서로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데 그 시간이 굉장히 많이 걸립니다. 게다가 아이들이 아직 조리있게 이야기하지 못하게 때문에 아이들이 뭉뚱그려서 대충 말하면 제가 하나하나 세세히 물어봐야 인과관계가 드러나고, 그나마 제대로 드러나는 경우는 드물고 나만 억울하다, 나는 가만히 있었는데 저 애가 갑자기 나쁜짓을 했다 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아이들도 본능적으로 자기의 잘못을 다 인정해버리면 혼날것 같다 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절대 자기의 잘못을 한번에 드러내지 않고 상대방의 잘못을 먼저 구구절절 이야기하고 자신의 억울함을 주장한답니다. 그래야 혼나지 않을 것 같으니까요. 그런 특성을 모두 알고 있는 저이지만 사건이 생길 때마다 이야기하기가 참 어렵고 힘이 듭니다. 거기에 쏟는 시간과 에너지가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그래서 수업하다 지치는게 아니라 아이들 문제 해결하다가 지치지요. 제 판단으로 이 정도면 가볍게 이야기하면 되겠지? 하고 넘어가다가 그 사건이 커질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가볍게 넘어가는 경우에도 참 찝찝하고 신경이 쓰입니다. 그래도 우리반 아이들이 참 기특한 점은, 조금 이야기하다보면 자기가 상대방에게 어떤 피해를 끼쳤는지 잘 이야기한다는 점입니다. 우선 자신의 속상한점을 이야기하고, 자신이 상대방에게 어떤 피해를 줬는지, 자기로 인해 상대방이 마음이 어떻겠는지 이야기해보라고 하면 계속 떼를 쓰거나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지 않고 상대방의 기분도 헤아려 준답니다. 그렇게 되면 참 이야기가 술술 풀리고 사건이 빨리 종결되며, 상대방의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고 자신이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알아주었기 때문에 기분이 잘 풀립니다. 그럴땐 정말 저도 보람을 느끼며 아이들의 웃는 얼굴을 보며 기분좋게 수업할 수 있지요. 여러명이 복작복작 지내는 교실이라 참 여러가지 일이 안일어날 수 없습니다만, 힘이 들어도 아이들의 마음을 공감해주고, 서로의 마음을 알아갈 수 있게 끈기를 가지고 지도해 가야 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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