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10반

 SKY캐슬은 2018년 11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우리나라의 입시현실을 꼬집으며 전국적으로 유행한 드라마이다. 이 책의 저자는 SKY캐슬을 그저 드라마가 아닌 사람들의 내면을 건드린 ‘사회현상’으로 바라보고, 인물들의 심리와 그 속에 담긴 입시의 현실을 교육학적 관점에서 드러내고 있다.

 나 역시 SKY캐슬을 즐겨봤던 시청자로서, 우리가 예서와 한서진을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이유를 드라마가 우리의 현실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말이 흥미로웠다. 그러나 저자는 이수임과 그 가족에 대해서는 ‘옳음에 매달려 배려를 잃어버린 희한한 이웃’이라며 다소 냉소적인 관점을 취한다. 나도 물론 우주가 자퇴를 결정한 마지막 회의 결말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그래도 우주와 이수임에 대해 호의적인 느낌을 갖고 있었기에, 비판적인 저자의 생각을 읽으며 이렇게도 볼 수 있구나 하고 새로웠다. 또 노승혜가 차민혁에게 최후의 통책으로 내민 반성문에 대한 언급도 인상적이었다. 그녀의 반성문은 분명 그간의 인내와 성찰을 가득 담아 많은 시청자들의 기억 속에 남았지만, 마지막 회에는 이 반성문을 남편의 변화를 촉구하기 위한 치유전략으로 치부해 버렸다는 저자의 날카로운 분석에 공감이 갔다.

 저자는 SKY캐슬을 말 그대로 ‘천공의 성’이라고 비유하며 드라마의 결말이 사람들의 소망 ― 스카이를 향해 달리던 가족이 그 캐슬의 법칙을 정면에서 거부하거나, 거기서 멋지게 벗어나는 장면을 보고 싶다는 소망을 담아내지 못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래서 우리는 더욱, 드라마의 마지막 회를 발판삼아 우리의 교육과 입시를 반성하고 개선해 가야 한다. ‘입시’라는 거대한 벽에 자신을 내려놓는 수많은 ‘예서’들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이 책이 긴 여운 없이 끝난 드라마를 회상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