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1반

배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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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하는 그대하자
  • 선생님 : 윤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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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본 백석 시집(백석) / 국어(2학기)

이름 이우진 등록일 21.01.26 조회수 30

백석이라는 시인의 이름을 작년에 처음 들어봤는데 솔직히 그다지 끌리진 않았다. 그의 시를 보면서도 내가 좋아했던 시인인 윤동주의 시와는 확실히 다른 것이었기 때문에 그저 그랬다. 이런 내가 그의 시집을 구매하면서까지 읽게 된 계기는 '여승'이라는 시를 읽고 나서이다. 문학에는 무언가 의미 있고 뜻 깊은 메시지를 담고 있어야 한다는 내 편견을 깨주었던 작품이다. 그저 자신이 보고 듣고 경험했던 일을 적었음에도 너무나 아름다웠고 감동을 줄 수 있었다. 시집을 사서 읽으며 그의 시에 대해 전반적으로 느꼈던 것은 평안도를 중심으로 정말 여러 지역의 방언들로 표현된 부분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 점이 처음엔 너무 불편했다. 처음보고 읽기도 힘든 단어에 대한 설명을 하나하나 찾으면서 읽으니 시의 흐름이 망가지는 기분이었다. 그렇지만 마지막장을 향해 갈 때 즈음엔 이러한 점이 그의 시의 무기였고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그가 사용했던 방언으로 백석이 들려주고자 하는 자신과 여러 사람, 동물들의 이야기가 더 생생하게 느껴졌다. 그의 시들을 읽다보면 내 방이 어느 약방으로 변하고 바다, 산으로 옮겨졌다. 이 점이 가장 좋았다. 또한 그는 가끔은 꽤나 진중한 이야기도 하지만 대부분이 그의 일상에 대해 표현하는 내용이었다. 마치 누군가의 일기를 읽는 것 같았다. 자신의 연애사도 기록하고 오늘 봤던 사람들도 기록해논 일기장. 그 일기장에는 그가 사랑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도 많이 나왔다. 얼굴이 잘생겨서 그런지 사랑을 자주 한 것 같았고 그의 여인을 표현할 땐 정말 한없이 감성적이곤 했다. 일기장 같은 이 시집은 부담 없이 몇 번이고 읽을 수 있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편안한 기분에 빠져갔다. 교과서나 문제집에 나오는 시를 제외하고도 좋았던 시들이 몇 개 있었다. 특히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오리''바다'이다. '오리'에선 귀여운 오리들을 표현해놓고는 그들을 잡아 저녁거리로 삼으려는 모습이 정말 충격이었다. 오리를 키울 것처럼 말해놓고는 덫에 걸리길 바라는 모습이 머릿속에서 그려졌고 너무 인상 깊었다. '바다'는 바다에 온 백석이 한 여성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담은 어찌 보면 단순한 내용이었는데 표현 방식이 너무 아름다워서 인상 깊게 다가왔던 것 같다. 그의 애절함이 좋았다. 시집을 사서 읽은 건 하상욱의 '서울 시'1, 2를 제외하고는 처음이었는데 정말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시였는데 시집을 다 읽은 지금은 전보다 몇 발자국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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