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전국 초중고 해양영토글짓기대회 은상 수상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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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 | 등록일 | 18.08.19 | 조회수 | 5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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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 바다
3학년 장ㅇ비 저는 광주토박이입니다. 서울만큼은 아니어도 숨 막히는 건물들의 불빛에 눈이 멀고 무섭게 전조등을 깜빡이며 가스를 내뿜는 차들에 치이다 보면 저 자신마저 오염되고 답답해지는 기분이 들곤 합니다. 가끔 부모님과 함께 우리나라의 외곽으로 나가 직접 풀을 밟고 돌을 만지고 흐르는 깨끗한 물을 보다보면 자연의 공기가 저를 정화시켜주는 것만 같습니다. 푸르게 우거진 숲, 식물뿐만 아니라 동물까지 뛰노는 넓은 초원, 하지만 무엇보다도 좋은 것은 드넓게 펼쳐진 파란 바다가 아닐까 싶습니다. 바다를 보는 순간 왠지 모르게 감동과 먹먹함이 담담하지만 밀물처럼 가슴에 몰려옵니다. 그런 감정을 ‘벅차오르다’라고 말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푸르고 끝없이 펼쳐지는 넓은 바다와 저 멀리 어디서부턴가 몰려와 제 앞에서 철썩 손을 흔들며 반가움을 표하는 파도는 마치 친구와 엄마 같습니다. 흔드는 손을 마주 잡으면 바다가 활짝 함박웃음 지으며 장난스럽게 손을 촉촉이 간지럽히는 기분이 왜 그렇게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생각해보니 처음부터 바다가 좋았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릴 때는 무섭도록 커다랗고 깊이를 알 수 없이 짙푸른 바다가 너무나 무서워 바다를 보면 엄마의 품에 얼굴을 파묻고 가까워지지 않으려 애를 썼습니다. 치는 파도소리가 화난 호랑이 울음소리 같다고 울음기 가득한 목소리로 떼를 썼던 저는 여름철 친구들이 바다에서 놀 때도, 가족끼리 오르락내리락 하는 파도를 타며 놀 때도 고집스레 모래사장에서 성을 쌓고 바닥에 글씨를 쓰며 놀았습니다. 바다에 들어가면 왠지 파도가 저를 집어삼켜 깊고 먼 바다로 보낼 것만 같았습니다. 이러던 제가 초등학교 4학년에 들어갔을 때였습니다. 방학의 추운 겨울날 6시간 정도를 차로 바쁘게 달려 도착한 곳의 이름은 정동진이었습니다. 밤늦게 도착해 예약했던 숙소로 바로 들어가 그곳이 어느 곳인지도 모른 채 깜빡 잠에 들었던 저를 부모님은 새벽 이른 시간에 깨우셨습니다. 자꾸 감기는 눈과 축축 늘어지는 몸을 이끌고 따라간 곳은 바다였습니다. 꾸겨 신은 신발 안으로 꾸역꾸역 모래알갱이가 들어왔습니다. 무거운 눈꺼풀에 그냥 혼자 숙소로 들어가겠다고 말할까 고민하던 순간 엄마가 다급하게 어깨를 두드리며 저쪽을 보라 하셨습니다. 짜증을 내며 고개를 들어 올린 순간 정말 아름답고도 멋진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짙푸르던 바다라는 도화지를 떠오르는 해가 붉게 색칠하고 잔잔하면서도 거센 파도가 모래를 적시고 있었습니다. 바다의 비린내가 마치 달큰한 사탕내음처럼 코끝을 간질였습니다. 바다 속에 있을 수많은 생물들도 이 은은하고도 광대한 빛을 보고 있을 생각을 하니 마치 저와 바다가 소통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은은한 주황빛이 사람들을 비추고 춥고 날카로운 겨울바람으로부터 저를 따뜻하게 감싸안았습니다. 어느새 잠은 다 달아나고, 벌써 다 떠오른 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신기하게도 그 날 일출에서는 처음으로 해가 아닌 바다가 마음에 찼습니다. 그 날 이후로 비록 아직도 바다에서 수영은 하지 못하지만 바다를 누구보다 좋아하게 됐습니다. 가끔 할머니 집에 가게 되면 할머니 집에서 얼마 걷다보면 나오는 바다로 가 그 주변을 걷고 마음에 내키는 대로 부둣가 아무데나 툭 앉아 저 멀리 보이는 수평선을 눈에 담고 내 앞에 치고 있는 파도소리를 귀에 담고 있다 보면 그동안 있던 근심과 스트레스들이 확 풀리고 어쩔 때는 왠지 모르게 드는 쓸쓸함에 눈물이 찔끔 나오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그 바다 속에 있을 수많은 생물들의 모습이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무려 삼면이 바다로 둘러 쌓여있는 반도국가입니다. 그만큼 바다마다 각기 다른 여러 생물들이 자신의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바다는 단지 눈의 즐거움에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바다는 저처럼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기도 하고, 가르침이 되기도 하며, 무언가의 집이기도 합니다. 바다 저 깊은 곳에는 인간의 삶에 도움이 되는 방대한 양의 자원이 잠들어 있기도 하며, 바다 위에 떠있는 섬들의 생명도 지켜줍니다. 또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의 기후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기도 하고, 다양한 나라들과 교류를 할 수 있는 또 다른 길이 되기도 합니다. 지금 무분별하게 버리는 쓰레기는 바다에 버려져 쓰레기섬이 되고 그로 인해 수많은 생물들이 고통 받고 결론적으로 모든 피해는 다시 인간에게 돌아옵니다. 자연환경과 생물들은 인간의 도구가 아닙니다. 우리가 지구라는 집에서 함께 살아가야할 공동체 구성원들입니다. 바다가 우리에게 주는 것이 있다면 우리도 그만큼 바다를 사랑하고 존중하며 보호해야합니다. 몇 달 전, 오랜만에 찾아가본 어느 동해바다에서도 미처 바다를 감상할 시간도 없이 눈에 띈 것은 쓰레기들이었습니다. 모래사장 곳곳에 무분별하게 버려진 쓰레기 더미들을 보고 있자니 화도 나면서 바다에게 미안해졌습니다. 부모님은 저와 오빠가 먹은 것들을 버리기 전에 주을 수 있는 것들은 전부 줍고 가자고 말씀하셨습니다. 누군가 버리고 간 소주병, 껌봉지, 나무젓가락 등등. 한 사람이 생각 없이 버리고 가버린 쓰레기들이 산처럼 모여 보기에도 안 좋을 뿐만 아니라 상쾌한 바다내음까지 악취로 덮어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습니다. 여름철 어느 휴양지보다 인기 많은 해수욕장, 바다. 휴가철 더러워진 바다의 모습이 기사로 나오는 일도 잦아졌습니다. 바다를 소중히 생각하고, 바다를 즐기러 왔다면 바다를 감상하고 떠날 때에는 뒷정리를 깔끔히 해야 하는 것이 책임 아닐까 싶습니다. 무엇이든 감상만이 아닌 관리하고 보듬어 주어야 그 소유권을 인정받을 수 있고, 그럴 때 그것도, 그 주인도 더욱 빛나는 것입니다. 바다와의 공생에서 우리는 우리의 궁극적인 편의를 위해 바다의 드넓은 품과 깊은 속을 헤아려 주어야 하고, 강하지만 여리게 부서지는 파도를 세심히 다뤄주어야 합니다. 바다의 중요성을 알고 지켜주면 그 생물들도 자연스레 보호될 것이고, 바다의 미소를 찾으면 우리에게는 함박웃음이 지어질 것입니다. <사진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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