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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한층 더 성숙시킨 학생자치법정
작성자 영선중 등록일 18.11.27 조회수 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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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자치법정이란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판사, 검사, 변호사를 맡아 실제 법정을 열어 교칙 위반 학생을 선도하는 제도이다. 맨 처음 3월 달에 1학년 자치법정 구성원을 뽑는다는 공지를 보고 “한 번 해볼까?” 하는 마음과 동시에 작년 대통령 탄핵 때 나온 헌법재판소의 모습이 떠올라서 지원하게 됐다. 지원 신청서를 내기 전에 3학년 선배들에게 물어 보니까 생활기록부에도 들어가고 해 보면 좋을 것이고 했다. 나는 전 대통령 탄핵 당시의 부장 판사였던 이정미 판사를 떠올리며 판사 시험을 봤다.


며칠 뒤 결과가 나오는 날 점심을 먹고 조마조마 하는 마음으로 보니 내가 쓴 글이 올라와 있었다. 반신반의한 마음과 들뜬 마음으로 이름을 썼다. 그 종이를 보자마자 우쭐해 졌지만 “이왕 된 거 재대로 해보자!”라는 마음이 들었다.
4월 달에 첫 재판을 했다. 3학년, 2학년 선배 판사들이 여자 선배들이였고 1학년이 나 밖에 없어서 떨리고 긴장되고 설레기도 하였다. 재판 중간에 내가 실수를 해서 재판이 지연될 때는 긴장감과 부담감은 2배가 되고 설레는 마음은 반으로 줄었다. 재판이 무사히 끝나고 컴퓨터실에 갔다.


이때까지는 몰랐지만 재판이 끝난 후 회부된 학생에 대한 긍정적 지도와 여러 가지 서류를 작성해야 했다. 신기했지만 긴장 돼서 타이핑도 안될 정도로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1학년 판사가 2명이여서 다음 재판에는 다른 친구가 갔다. 이 때 재판의 방식이 블라인드 방식으로 바뀌었다. 블라인드 방식은 회부된 학생의 인권 보호를 위해 회부된 학생이 익명으로 재판에 참석하지 않고 변호사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다. 10월 말에 자치법정 부장, 차장끼리 모여서 담당 선생님께서 대회를 나간다고 하셨다. 1학년들은 대부분 배심원이나 증인으로 들어가고 다음 주까지 1학년들끼리 대본을 써 오라고 하셨다. 대본은 써 오라고 하셨을 때 “우리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더욱 신중 했던 이유 중에 하나는 1학년들이 처음으로 대본을 쓰는 거라 조금 늦어지거나 못하면 모두에게 피해가 가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하고 진지하게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내가 판사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저녁에 1학년 차장들끼리 모여 작년에 다른 학교에서 한 대회를 보며 천천히 써나갔지만 우리가 잘 하고 있는 건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다 쓰지 못해 집에서도 대본을 써서 2학년 선배에게 보냈다. 이 때 막혀있던 모든 채증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며칠 뒤 다시 부장, 차장들끼리 모여 회의를 했는데 검사와 변호사에 대본양이 너무 많아서 1명씩 더 넣자는 의견이 나왔다. 그래서 판사에 있던 선배가 검사로 들어가서 내가 판사가 됐다. 순간적으로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예상도 못한 일이라서 솔직히 선생님께 못하겠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왕 해야되는거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서 할 수 있다고 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멘트가 생각 보다 없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과 아쉽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필 대회 전 주가 수련회가 있어서 수련회 가서도 대본을 들고 다니며 달달달 외웠다. 대회 전날 과학실에 모여서 실제 재판처럼 법복을 입고 2시간 30분 동안 연습을 했다. 이 시간에 선생님께서 발표하시는 것도 보고 실제로 진지하게 연습도 하고 구호도 정해서 내일이 대회구나 실감이 났다. 연습이 끝나고 기숙사로 돌아와서도 내일 실수 할 까봐 내 대사를 계속 말하고 다녔다.


대회당일 아침 너무 긴장한 나머지 평소 보다 일찍 일어났다. 대전까지 가야해서 아침밥도 못 먹고 7시 30분 정도에 출발 했다. 가면서 선생님께서 사주신 우유와 빵을 먹으면서 갔다. 조금 늦게 출발해서 도착 시간에 아슬아슬 하게 맞춰 도착했다. 이 때부터 손에서 땀이 폭포 흐르듯 나왔고 긴장 돼서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처음 발표를 하는 중학교는 운암중이였다. 운암중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발표를 마쳤다. 이 발표를 보고 나는 우리 팀이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3팀 정도의 발표를 듣고 점심밥을 먹으로 갔다. 밥을 먹으면서도 대사를 잊어버릴 까봐 속으로 계속 외웠다. 드디어 우리 팀 앞 차례가 됐다. 우리 팀은 밖으로 나가 최종적으로 연습을 했다. 무대에 들어서기 전에 대기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이때는 너무 긴장해서 피가 안 통해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다.


무대에 올라가서 구호를 외치고 자리로 앉아 약 7분정도 선생님 발표를 듣고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됐다. 발표를 무사히 마치고 심사위원들이 질문을 했는데 선배들이 매우 대답을 잘해서 속으로 “이거 잘하면 상 받을 수 있겠는데?” 하고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8팀 모두 발표가 끝나고 수상을 할 때 선생님께서 우리 팀은 떨어 졌다고 하셨지만 내심 기대를 하고 있었다. 은상 수상할 때 우리 팀이 나올 수 있다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는데 우리 팀 이름이 불리지 않아 ‘역시 못 받는구나’하고 좌절 하고 있을 때 금상에서 우리 팀 이름이 불렸다. 이 때 영화의 한 장면처럼 뒤에서 천사들이 나팔 불어주는 느낌이 들었다.


자치법정은 학생들의 법에 대한 마음가짐과 흥미를 만들어 주고 학생 스스로 학교의 규칙을 만들어 나간다는 자부심과 동시에 부담감도 주는 것 같다. 학생 자치법정은 내년에 들어올 후배들이나 친구들에서 추천해 줄만한 의미있고 대단한 활동이자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학생자치법정 대회를 통해 학생 스스로 교칙을 만들어 나갈 수 있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스스로가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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