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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과 시궁쥐
작성자 이태윤 등록일 21.04.22 조회수 112

                           공룡과 시궁쥐 

 

  공룡은 늘 혼자였어요.

  거인처럼 덩치가 크고, 뾰족뾰족한 이빨이 무섭다며

동물 친구들은 공룡과 놀아 주지 않았어요.

  그래서 공룡은 혼자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발자국을 쿵쿵 찍으며 놀았어요.

  시궁쥐도 늘 혼자였어요.

  난쟁이처럼 조그맣고, 더러운 냄새가 난다며

동물 친구들은 시궁쥐에게 가까이 오지 않았지요.

  그래서 시궁쥐는 혼자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동그랗고 반질반질한 조개껍데기를 주우며 놀았어요.

  메달 열리는 숲 속 파티에도

공룡과 시궁쥐는 한 번도 초대받지 못했어요.

  동물 친구들이 한데 모여 흥겹게 파티를 즐길 때면

공룡과 시궁쥐는 늘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볼 뿐이었지요.

  어느 날, 파도에 휩쓸려 빨간 모자가 하나 떠내려왔어요.

  공룡이 바닷가에 놀러 왔다가 빨간 모자를 발견했지요.

  공룡은 모자로 입을 가리고 씩 웃어 보았어요.

  친구들이 싫어하는 날카로운 이빨만 잘 가리면

숲 속 파티에 참석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공룡은 모자를 바닷가 바위틈에 숨겨 놓았어요.

  어느 날, 파도에 휩쓸려 노란 스카프가 하나 떠내려왔어요.

  시궁쥐가 바닷가에 조개껍데기를 주우러 왔다가

노란 스카프를 발견했지요.

  시궁쥐는 향기로운 꽃향기를 맡으며 시간 가는 줄 몰랐지요.

  하지만 혼자라고 느낀 순간, 모든 게 시시해졌어요.

  어느새 주변은 파도치는 바닷가가 되어 있었어요.

  시궁쥐는 그동안 모은 조개껍데기를 스카프에 곱게 싸서

바닷가 바위 옆에 가져다 놓았지요.

  숲 속 파티를 앞둔 어느 날,

공룡은 빨간 모자가 잘 있나 궁금해서 바닷가에 나왔어요.

  시궁쥐는 노란 스카프와 조개껍데기가 궁금해서 바닷가에 나왔지요.

  둘은 바위 앞에서 딱 맞닥뜨렸어요.

  공룡은 시궁쥐를 보자 재빨리 모자로 입을 가렸어요.

  시궁쥐는 공룡을 보자 재빨리 바다로 뛰어들었어요.

  시궁쥐는 바다에 몸을 담근 채 머리만 빼꼼 내밀고 공룡을 보았어요.

  공룡의 빨간 모지는 입에 비해 너무 작았지요.

  뾰족뾰족한 이빨이 모자 옆으로 삐죽빼죽 튀어나왔거든요.

  그 모습을 본 시궁쥐는 피식 웃음이 났어요.

  그러자 공룡이 수줍게 웃어 보였지요.

  시궁쥐는 바다에서 나롸 노란 스카프를 공룡에게 건넸어요.

  그러자 공룡도 빨간 모자를 시궁쥐에게 건넸지요.

  공룡이 노란 스카프를 두르자 세상이 아름다워졌어요.

  "스카프로 네 입을 다 가릴 수 있어 정말 다행이야!

  하지만 난 네 뾰족한 이빨이 무섭지 않아."

  시궁쥐가 공룡에게 말했어요.

  그러자 공룡은 빨간 모자에서

참방참방 목욕하는 시궁쥐에게 말했어요.

  "너는 목욕한하기 좋아하는 시궁쥐구나!"

  너한테 냄새가 나는 건 네 잘못이 아니야.

  집이 냄새나는 곳에 있으니 어쩔 수 없잖아."

  다음 날, 그 다음 날도 공룡과 시궁쥐는

아침 일찍부터 만나 신나게 놀았어요.

  시궁쥐는 공룡의 등에서 미끄럼을 탔어요.

  꼬리를 타고 아래로 쿵 떨어질 때는

정말 짜릿했지요.

  신이 난 시궁쥐가 까르르 웃으면

공룡도 덩달아 하하하 웃었어요.

  둘은 오늘이 숲 속에서 파티가 열리는 날이라는 것도

깜빡 잊었어요.

  그런데 저쪽 수풀에서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어요.

  부스럭부스럭

  공룡과 시궁쥐는 소리가 난 쪽을 바라보았어요.

  우당탕탕! 으아악!

  요란한 소리와 함께 동물 친구들이 쏟아져 나왔어요.

  파티에 가던 친구들이 둘의 모습을 몰래 쳐다보다 그만

다 같이 넘어진 거예요.

  처음 보는 아름다운 곳에서

신나게 노는 공룡과 시궁쥐가 부러왔나 봐요.

  공룡과 시궁쥐는 친구들에게 어서 오라고 손짓했어요.

  그러자 친구들이 너도나도 공룡과 시궁쥐에게 달려왔어요.

  보세요!

  공룡과 시궁쥐가 있는 이곳에서

이?제 더 재미있는 파티가 시작도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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