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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룽쿠룽, 내일 또 만나
작성자 이태윤 등록일 21.04.21 조회수 111

                       쿠룽쿠룽, 내일 또 만나 

 

  아기 고양이 양이는 솔솔 숲으로 갔어요.

  엄마가 싸 준 도시락을 흔들며 사뿐사뿐 걸었어요.

  그러면서 예쁜 돌이 있는지 발밑을 꼼꼼히 살폈지요.

  "예쁜 돌은 하늘에서 떨어진 별이라고 했어."

  양이는 예쁜 돌을 보면 얼른 주웠어요.

  언젠가 이 돌이 별처럼 빛날 거라 믿었거든요.

  솔솔 숲은 길이 굽이굽이 휘어져 있어요.

  한참을 걷던 양이는 잠깐 멈춰 쉬었어요.

  "여기서 점심을 먹어야겠어."

  도시락을 열자 고소한 냄새가 폴폴 났지요.

  그런데 양이가 주먹밥을 집는 순간 불쑥,

쿠룽쿠룽 소리를 내며 누군가 다가왔어요.

  무지무지 크고 우락부락한, 처음 보는 친구였지요.

  그 친구는 양이의 도시락을 빤히 쳐다보며

입맛을 쩝쩝 다시고 침을 흘렸어요.

  "배가 고프구나? 그럼 나눠 먹자."

  양이는 주먹밥과 튀김을 반으로 나누었어요.

  그리고 무지무지 큰 친구에게 내밀었지요.

  친구는 주먹밥과 튀김을 덥석 받고는 꿀꺽 먹어 버렸어요.

  그러고도 또다시 침을 꼭딱 삼켰지요.

  "난 배고프지 않으니 마저 먹어."

  양이가 나머지도 내밀자 친구는 냉큼 먹었어요.

  곧이어 '쿠룽쿠룽, 꺽'하며 트림을 했지요.

  양이는 무지무지 큰 친구를 찬찬히 보았어요.

  "넌 곰이니?"

  "아니."

  양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물었어요?

  "그럼 사자야?"

  "아니, 난 쿠룽쿠룽이야."

  "쿠룽쿠룽? 네가 내는 소리 그대로네."

  쿠룽쿠룽과 양이는 마주 보며 씨익 웃었어요.

  "내 이름은 양이야. 우리 같이 놀자."

  둘은 숨바꼭질을 하기로 했어요.

  "네가 먼저 숨어. 내가 찾을게."

  술래가 된 양이는 눈을 감았어요.

  "다 숨었니?"

  무지무지 큰 쿠룽쿠룽은 나무 뒤에 숨으면 보일 것 같았어요.

  그렇다고 바위틈으로는 들어갈 수도 없었지요.

  허둥대다가 구름 위로 훌쩍 뛰어올랐어요.

  양이는 쿠룽쿠룽을 찾으며 숲을 헤맸어요.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쿠룽쿠룽은 보이지 않았어요.

  쿠룽쿠룽은 양이가 자기를 찾지 못하자 애가 탔어요.

  그래서 큰 소리 외쳤어요.

  "양이야, 나 여기 있어!"

  그러고는 팔을 내려 양이를 안아 올렸어요.

  "우아! 하늘에 숨어 있었구나.

  나 별을 따고 싶은데 여기서 밤이 될 때까지 기다려도 될까?

  양이의 부탁에 쿠룽쿠룽은 고개를 저었어요.

  "기다리는 건 재미없어. 지금 가자!"

  "어 지금?"

  양이는 어리둥절했어요.

  그 순간 쿠룽쿠룽은 양이를 등에 태우고 징검다리 건너듯

구름과 구름 사이를 휙휙 건너뛰었어요.

  구름을 하나씩 건너뛸 때마다 하늘이 점점 어두워졌어요.

  마침내 깜한 하늘에 별들이 반짝반짝 돋아났어요.

  "저기 저 노랑 별을 따고 싶어."

  쿠루쿠룽은 양이를 머리 위로 번쩍 들어 올려 주었어요.

  양이는 손을 뻗어 별을 땄지요.

  양이의 바지 주머니에 초롱초롱 별을 가득 담고는

둘은 다시 구름을 건너 솔솔 숲으로 돌아왔어요.

  양이는 별을 조심스레 도시락 바구니에 담았어요.

  "이번에는 내가 숨을게. 네가 찾아."

  그러자 쿠룽쿠룽은 눈을 감았어요.

  양이가 살금살금 덤불 속에 숨는데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어요.

  쿠룽쿠룽은 소리 나는 쪽으로 성큼 다가왔어요.

  "양이, 너 배고프구나?"

  쿠룽쿠룽은 도시락을 혼자 다 먹은 것이 생각났어요.

  "먹을 걸 구해 줄게. 무얼 먹고 싶니?"

  "새콤달콤한 산딸기! 하지만 산딸기는 여름에 맛있게 익어."

  양이가 냠냠거리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어요.

  "그럼 여름 숲으로 가면 되지."

  쿠룽쿠룽은 양이를 등에 태우고 달리기 시작했어요.

  바람처럼 휙휙, 바람보다 빨리 슉슉.

  솔솔 숲으로 깊이깊이, 구불구불 돌아 들어갔어요.

  초록이 짙은 여름 숲이 펼쳐지자 쿠룽쿠룽은 멈춰 섰어요.

  "우아, 잘 익은 산딸기야."

  양이는 산딸기나무로 달려갔어요.

  둘은 새콤달콤 산딸기를 입안에 듬뿍 넣었어요.

  먹고 또 먹고 실컷 먹어도 산딸기는 가득했지요.

  양이는 주머니에 산딸기를 담뿍 담았어요.

  "쿠룽쿠룽, 이제 돌아가자."

  쿠룽쿠룽은 양이를 등에 태우고 뱅그르르!

  슉슉 바람보다 빨리, 휙휙 바람처럼 달렸어요.

  둘은 봄꽃이 활짝 핀 숲으로 다시 돌아왔어요.

  이때 멀리서 양이를 부르는 엄마 못소리가 들렸어요.

  "나 집에 가야 해. 쿠룽쿠룽, 우리 내일 또 만날까?"

  "좋아! 내일 또 보자."

  양이는 도시락 바구니를 들고 집으로 뛰어갔어요.

  쿠룽쿠룽은 양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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