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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 음악대
작성자 이태윤 등록일 21.04.20 조회수 68

                            뒤죽박죽 음악대 

 

  미솔이는 시골 할머니 댁에 왔어요.

  알마 전 태어난 동생과 함께 말이에요.

  그런데 미솔이는 자꾸 심통이 나요.

  내 강아지 하며 예뻐해 주던 할머니가 자꾸 동생만 보거든요.

  "미솔아! 앞으로 의젓한 누나가 되어야 한다."

  할머니가 당부의 말을 해요.

  "나도 몰라!"

  미솔이는 괜히 심통이 나 토끼 인형 토미를 안고 휙 돌아서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의젓한 누나가 될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미솔아, 동생 코 자야 하니까 탬버린은 내일 가지고 놀자."

  미솔이는 가지고 놀던 탬버린을 내려 두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요.

  곧 어둠이 살금살금 고양이처럼 방으로 찾아와요.

  할머니 집 옆 느티나무 그림자도 어슬렁어슬렁 숨어들지요.

  할머니는 백 살도 안 됐는데, 느티나무는 오백 살도 넘었대요.

  "어? 여기에 사슴이 숨어 있네. 여우도 있고, 또......"

  나무 그림자에 숨어 있는 동물들을 손으로

짚어 가며 놀던 미솔이는 어느새

스르르 잠이 들었어요.

  둥둥둥! 띠리링! 찰찰찰! 삐리리리!

  스르렁! 챙! 부아앙! 칭칭칭!

  어디선가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와요.

  이게 무슨 일이지요?

  동물들이 저마다 악기를 들고는 연주하고 있어요.

  "그만! 조용이 좀 해!"

  미솔이는 동물들의 연주가 너무 시끄러워 소리를 빽 질러요.

  둥둥둥! 띠리링! 찰찰찰! 삐리리리!

  스르렁! 챙! 부아앙! 칭칭칭!

  동물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더 크게 소리 내기에만 바빠요.

  "동생이 깰지도 몰라.

  엄마가 시끄럽게 굴면 안 된다고 했어. 엉엉!"

  미솔이의 울음소리에 놀라 동물들은 연주를 멈춘 채

미솔이만 바라보아요.

  "시끄러운 연주는 이제 그만해."

  "지금부터 내 지휘에 맞춰서 연주해 보자.

  그럼 아름다운 음악이 될 수 있을 거야. 알았지?"

  동물든은 방실방실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요.

  "자, 첼로! 부드럽게!"

  미솔이는 막대기를 들고 지휘를 시작해요.

  스르렁! 스르렁!

  "다음은 트라이앵글이랑 탬버린! 귀엽게!"

  칭칭칭 찰찰찰!

  "이번에는 큰북이랑 심벌즈! 씩씩하게!"

  둥! 둥! 챙! 챙!

  하프와 플루트, 트렘펫까지 지휘에 맞춰 연주를 시작해요.

  아름다운 음악이 울려 퍼지자 숲 속 친구들은 신나게 춤을 춰요.

  시냇물은 콜랑콜랑! 나무들은 한들한들!

  나비는 팔랑팔랑! 구름은 둥실둥실!

  "으아앙!"

  바로 그때, 커다란 울음소리가 숲을 흔들어요.

  "으아앙! 나도 악기를 연주하고 싶단 말이야!"

  토미가 울음을 터뜨렸어요.

  "토미야, 미안 미안!

  너도 함께 연주하자."

  미솔이는 토닥토닥 토미를 달래 주고는

두리번두리번 토미에게 줄 악기를 찾아요.

  "야호, 찾았다!"

  미솔이는 떡갈나무 아래 삐죽 솟아 있는 뿔 나팔을 번쩍 들어요.

  그때 무엇인가 땅바닥에서 부스스 몸을 일으켜요.

  앗, 큰일이에요!

  그건 바로 쿨쿨 낮잠 자고 있던 코뿔소지 뭐예요!

  우르릉 화가 잔뜩 난 코뿔소가 미솔이에게 달려들어요.

  미솔이는 깜짝 놀라 후다닥 도망쳐요.

  토비를 가슴에 꼭 안고서요.

  씩씩 콧바람을 내뿜으며 달리던 코뿔소가 와락 덤벼들어요.

  구 순간 미솔이 몸이 부웅 솟아올라요.

  "아! 코뿔소에게 잡혔구나!"

  미솔이는 무서워 두 눈을 질끈 감아요.

  그런데 좀 이상해요.

  언덕 위 풀밭에 앉은 것처럼 편안해요.

  코뿔소가 미솔이를 언덕 위에 올려놓은 걸까요?

  미솔이는 꼭 감았던 눈을 살그머니 떠요.

  우아, 미솔이가 코끼리 등 위에 타고 있지 뭐예요!

  "많이 놀랐지? 이제 괜찮아.

  아무도 우리를 해칠 수 없어."

  미솔이는 달달 떨고 있는 토미를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래 주어요.

  코끼리는 작은 피리 하나를 꺼내 토미에게 주어요.

  쿵쿵짝짝! 쿵쿵짝짝! 삘리리리! 삘리리리!

  미솔이 지휘에 맞춰 뒤죽박죽 음악대는 다시 연주해요.

  "점점 작게! 점점 여리게! 부드럽게! 아주 부드럽게!"

  이제 음악이 자장거 초롬 부드럽게 귀를 간질여요.

   "자, 이제부터 이렇게 연주하는 거야. 알았지?"

  동물들을 지휘하는 미솔이는 의젓한 누나가 다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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