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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상상 사진관
작성자 이태윤 등록일 20.12.29 조회수 88

                          마녀의 상상 사진관 

  제제 할아버지는 숲 속 나라 의사예요.

  병원 일이 끝나면 매일 숲 속을 이리저리 산책하지요.

  어느 날, 제제 할아버지는 산책을 하다가

요상한 모자를 발견했어요.

  '이건 사진관 마녀의 모자잖아?'

  산책로 끝에는 마녀의 '상상 사진관'이 있어요.

  제제 할아버지는 모자를 들고 사진관으로 갔지요.

  그 모자는 마녀가 무척이나 아끼던 거였어요.

  "제제 할아버지, 정말 고마워요.

  제가 공짜로 사진을 찍어 드릴게요.

  이 사진기로 사진을 찍으면, 상상한 그대로 변신시켜 준답니다!"

  '상상한 대로 내 모습이 바뀐다고?'

  제제 할아버지는 고개를 갸우뚱하고 사진기 안으로 들어갔어요.

  원하는 모습을 상상하고는 버튼을 누르자 ?불이 번쩍!

  ?밖으로 나온 제제 할아버지는 깜짝 놀랐어요.

  상상한 대로 머리숱이 많아졌지 뭐예요!

  "상상하는 대로 모습이 바뀐대!"

  숲 속 나라에는 금세 마녀의 사진기에 대한 소문이 퍼졌어요.

  동물들은 너도나도 마녀의 사진관을 찾아갔어요.

  가장 먼저 도착한 친구는 원숭이예요.

  "나는 요 납작코가 얼마나 싫었는지 몰라요.

  원숭이는 마녀에게 바나나를 한 수레나 주고 사진을 찍었어요.

  사진기에 들어가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버튼을 누르자 불이 번쩍!

  밖으로 나온 원숭이는 믿을 수가 없었어요.

  세상에 납작했던 코가 쑤욱 높아졌지 뭐예요!

  "나도 이참에 변신 좀 해 볼까?"

  코뿔소도 쿵쾅쿵쾅 마녀의 사진관으로 달려갔어요.

  그런데 이를 어째요.

  뚱뚱한 코뿔소는 사진기 안으로 들어가기가 힘들었어요.

  '몇 초만이라고 숨을 참자.'

  코뿔소는 배를 쏙 집어넣고 숨을 참아 겨우 사진을 찍었어요.

  이번에도 버튼을 누르자 불이 번쩍!

  코뿔소는 어느새 몰라보게 날씬해졌지요.

  상상 사진관의 인기는 점점 높아졌어요.

  동물들은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어요.

  하지만 홍학은 굵어진 다리를 상상하면서,

기린은 짧아진 목을 상상하면서,

악어는 매끄러워진 피부를 상상하면서,

코끼리는 짧아진 코를 상상하면서,

모두들 기분 좋게 차례를 기다렸어요.

  그런데 얼마 후부터 숲 속 나라에

  이상한 사고들이 자꾸 발생했어요.

  뾰족코 원숭이는 나무를 타기가 힘들었어요.

  "아이고, 코야!"

  길고 뾰족한 코는 걸핏하면 나뭇가지에 걸렸지요.

  굵은 다리 홍학은 날다가 툭 떨어지곤 했어요.

  날씬한 코뿔소는 바람이 불 때면 나무에 쿵 처박혔지요.

  "제제 할아버지, 너무 가려워요."

  악어는 매일 두드러기가 뽁뽁 올라왔어요.

  "목이 길 때가 훨씬 편했어."

  목이 짧아진 기린은 목이 짧으니 물을 마실 때마다 낑낑거렸지요.

  "괜히 변신했어."

  모두들 제제 할아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 투덜댔어요.

  제제 할아버지도 흐흐 웃으며 말했지요.

  "나도 머리 감는 일이 번거롭고 귀찮구나."

  "원래대로 돌아가자! 그럼 아무 문제없잖아?"

  제제 할아버지와 동물들은 이렇게 소리쳤어요.

  "그래, 그게 좋겠다!"

  모두들 손을 잡고 마녀의 사진관으로 달려갔어요.

  그런데 글쎄, 상상 사진관이 문을 닫은 거예요!

  쾅쾅, 쾅쾅!

  놀란 제제 할아버지와 동물들은 사진관 문을 세게 두드렸어요.

  "안 돼요, 안 돼! 얼른 문을 열어요!"

  한참 후에야 마녀는 문을 빼꼼 열고 얼굴을 내밀었어요.

  마녀를 본 동물들은 피식 웃고 말았어요.

  마녀의 코가 우스꽝스럽게 변해 있었거든요.

  "내 매부리코를 바꾸려다 이렇게 됐어요.

  이건 내가 상상했던 코가 아니라고요!

  사진기가 고장났나 봐요.

  요놈의 사진기 부숴 버릴 거예요!"

  "안 돼요, 안 돼! 그럼 우린 어떡해요!"

  모두들 울상을 짓자, 제제 할아버지가 말을 꺼냈어요.

  "잠깐이라도 작동이 될 지 모르니까

  마지막으로 모두 함께 사진을 찍어 보자꾸나."

  제제 할아버지와 동물들은 모두 사진기로 들어갔어요.

  "아이고, 비좁아. 나 죽네, 나 죽어."

  "자, 이제 버튼을 누를게."

  제제 할아버지의 말에 모두들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어요.

  버튼을 누르자 불이 번쩍!

  잠시 후, 사진기는 펑 터져 버렸어요.

  코뿔소 배가 불룩 튀어나오면서 모두들 밖으로 튕겨 나갔지요.

  "하하, 제제 할아버지. 머리가 그게 뭐예요?"

  "마녀, 당신의 눈은 어떻게 된 게요?"

  이런, 모두들 원래의 모습으로 완전히 돌아오지 못한 거예요!

  하지만 걱정보다는 서로의 변한 모습에

까르르 웃음이 먼저 나왔어요.

  "그래도 괜찮아. 저번보다는 나은 거 같아."

  혹시 조금 다르게 생긴 동물을 만나도 이상하게 보지 마세요.

  이게 다 마녀의 고장난 사진기 때문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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