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4마성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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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마성령 | 등록일 | 16.07.27 | 조회수 | 269 |
제작년 물수능으로 전국이 난리였을 때 더 놀라운 사건이 일어났다. 수능 만점자 학생이 서울대학교 면접에서 떨어졌다는 것이다. 가족끼리 뉴스를 보며 나는 음모론이라 핏대 세우며 주장하고, 엄마는 그런 나를 한심하게 쳐다보셨다. 그 면접에서는 학생의 인성을 가장 많이 보았다고 하는데, '인성?' 인성이 무슨 뜻인지 제대로 감이 안잡힌다는 표정을 짓자 동생이 '누나한테 없는 거'라고 비웃은 것도 기억이 난다. 원광여자고등학교에 전학 온뒤로 가장 놀라웠던 일은 전교생에게 다이어리를 나눠주는 것이다! 게다가 아침에 음악도 틀어준다!? 설마 오늘 할 공부계획을 짜는 건가 싶어 진심으로 도망치고 싶었다. 그리고 그것이 세간을 들썩이는 '인성'을 길러준다는 것이다. 의심 반 믿음 반 솔직하게 15일 정도 체크해 보았다. 그??의 나의 귀공주 상태는 내동생이 보고 지뢰찾기 하냐고 할정도로 창피한 수준이었다. 게다가 나에게 한마디는 뭐라고 적을지 몰라 늘 한결같이 '힘내세요'만 적었다. 다음 달, 그 다음 달도 계속 그런 사태가 벌어지니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한동안 귀종주 시간에 밀린 숙제를 하거나 멍 때리기 일쑤여서, 귀공주 점검은 검사받기 하루전에 폭풍처럼 몰아서 했다. 선생님이 다 보시는데 못본 척 하시는 것 같아 더 마음에 찔리고, 자괴감이 들기 시작하자, 3년동안 해야될 습관인데 지금 대충하면 나중에도 더 대충하지 않을까 라는 마음에 다시 차근차근 시작하기로 했다. 가장 지키기 힘든, ‘감사합니다.’라고 세 번이상 말하는 것부터 해보기로 마음먹어 보았다. 급식실 아주머니께 ‘감사합니다.’,엄마에게‘감사합니다.’,가끔식 잊으면 친구에게‘존재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도 하였다. 그런식으로 자연환경 아끼기, 마음 바라보기, 충/효 다하기 등을 차근차근히 지켜나가고, 21회이상 매우 잘함 체크가 있으면 1로 표시하는 뒷장에 점점 ‘1’이 늘어났다. 검은 바둑알이 늘어나는 귀종주를 뿌듯하게 지켜보는 찰나에 담임선생님께서 새로운 퀘스트를 주셨다. 가족공동유무념을 너무 안내니, 내는 사람은 상점을 주고 안내는 사람은...^^ 작년 가족공동유무념 체험수기에서도 적어봤지만 그 종이는 예쁘게 접혀서 곧 내방 쓰레기통에 매장된다. 당연히 처음 해보는 일이니 주제 정하고 고민하는데만 3일이 걸렸다. 물론 가족들의 의사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이거라도 내마음대로 가족을 주무르고 싶은 나는 지키지도 못할 ‘아침에 밝은 얼굴로 문안인사하기’따위를 적어놓았다. 당연히 내가 하등이었다. 그리고 아침에 전쟁터인 집에서 유무념 체크할 시간이 없어 이걸 왜하냐는 가족들의 불만 처리도 당근 내 몫이었다. 그래도 매달 꾸준히 해서 가져가면 선생님이 칭찬해주시고 상점받는게 좋아 가족들을 시켜 억지로라도 체크시키고 하니 나중에는 습관이 되었다. 또 가족공동유무념의 힘(?)을 아는 엄마께서는 주제 정하는 내 권한을 가져가셨다. 우리 가족의 기함할 만한 노력이었는지 1월달에 가족공동유무념 상을 받으며 귀공주와 더불어 뿌듯한 성적을 남기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인성이라는 뜻은 그것이 아닌가 싶다. 몸의 욕망대로 살지 않고 늘 꾸준히 나 자신을 절재해가며 그것을 습관으로 만드는 것. 처음 시작은 당연히 힘들고 난장판이지만 그래서 내가 체험수기 쓸거리가 있지 않은가?! 가장 좋아하는 대사 중에 ‘너가 부끄럽게 생각하는 일이 있다면 그 일은 더 이상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귀공주와 가족공동유무념은 ‘체크한다’라는 작은 행동이지만, ‘돌아본다.’라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생활속에서 내 자신을 반성하고,감사하고,다짐하는 것이 인성을 키우는 첫 걸음이 아닌가, 라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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