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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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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회 학교 사랑 글짓기 대회
작성자 태인고 등록일 17.07.01 조회수 282

칭찬대상 : 3학년 김재광


<산문부-최우수작>

 

동백꽃

                                                                                                                             김재광(3학년)

 

 

  네온사인으로 가득 찬 12월 어느 밤에 살포시 내려앉던 눈들을 보면 마치 빛나는 별이 떨지는 것 마냥 착각이 든다. 그리고는 기대를 한다. 그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새하얀 세상이 나를 반겨주기를......

  아침이 되었다. 기대한 것처럼 세상은 하얗게 물들어 있었다. 그 순간만큼은 내 맘속 깊은 찌든 때가 사라지는 것 같은 내 어린 시절의 동심이 생각이 났다. 순간이었다. 유체이탈처럼 시공을 초월한 것처럼 빠르게 빨려갔다.

  포근해 보이는 솜 길을 ‘뽀드득’ 소리를 내며 걸어갔다. 한참을 걷다 내 앞에 핀 동백꽃을 보았다. 하얀색 옷을 덮고 있는 그녀의 살며시 보이는 붉은 속살을 그렇게 지켜본 사람들이 한 번에 매료될 만큼의 아름다움을 가졌다.   

  하지만 내게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그것은 단지 남들과는 다른 즉, 튀는 것 일뿐으로만 보였다. 아름다움을 색깔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무리였다. 나는 남들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시큰둥함을 보였다.

  나는 씨앗이었다. 어떤 꽃으로 필지도 모를 만큼 나는 아주 어렸다. 싹을 트기에도 부끄러워 나는 땅속에 가만히 숨어 있었다. 그러나 좋은 온도, 밝은 햇살, 풍부한 물이 제공이 되면 어떠한 씨앗도 싹을 트기 마련이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만의 싹을 틔우고 있었다.

  내게는 이런 좋은 환경을 갖춘 학교를 만났다. 학교에서 하는 여러 활동들은 나를 좀 더 성장하게 해 주었다. 노력을 하면 보상이 주어지고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경험으로 내게 돌아왔다.

  그렇게 2년이 지나 드디어 꽃봉오리가 생겼다. 나는 남들과 같이 정원에서 피는 알록달록한 꽃들 사이에 있고 싶었다. 그러나 그러기는 힘들었다. 갑작스럽게 생긴 나의 변화는 보통 친구들처럼 행동하게 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내 맘 속에 있던 꽃은 졌다. 그리고 나는 꽃이 진후에 불어오는 차갑고 매서운 바람을 묵묵히 기다리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여러 생각들이 들었다. 그러다 생각을 접었다. 생각은 해도 쉽게 변하는 것이 없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찬 겨울바람을 맞이하려고 했다. 그렇게 기다리고 있다. 뜻밖의 햇살이 나를 비추어왔다. 서서히 그 빛들은 나를 감싸왔다. 편안함을 느꼈다. 멈춰 섰던 꽃봉오리가 서서히 터지기 시작했다. 말을 안했지만 고마움을 느꼈다.

  내가 다른 학교를 다니지 않아서 우리학교는 어떻다고 쉽게 단정 지어 말할 순 없다. 하지만 선생님들과 학생들 사이에서 생기는 유대관계는 다른 학교에서 생각하지 못할 만큼 진하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우리 학교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다 설명해주고 있다.

 

평:

마음이 조마조마했습니다. 그냥 눈시울을 붉히며 읽었습니다. 감동이란 이렇구나를 생각하는 한편의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작고 왜소한 몸으로 이겨왔을까? 애린의 시간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그럼에도 감사를 잊지 않는 마음이 더욱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다듬어지지 않아도 화려하지 않아도 읽으면서 가슴 아리는 심정은 저만의 왜소함이 아닌 큰 사랑의 휴먼 다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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