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인정 남일초중고등학교 로고이미지

자유게시판

RSS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프린트하기
곰탕 2
작성자 유경선 등록일 23.10.21 조회수 46

곰탕 2 

 

 

먼저 에 대해서...

내가 군대 생활할 적에 가끔 돼지를 이용한 돼지고깃국이나, 명절을 앞두고 또는 명절날에 그 귀하디 귀한 소()고기로 쇠고깃국을 끓여내는데 (물론 닭을 주재료로 한 반찬도 있기는 하다.) 그야말로 명칭만 소고기 국이지 내용물은 잠수 장비 장착하고 수심 깊은 곳까지 들어가 온통 휘젓고 다녀봐도 기름기 외에는 손과 입에 걸리는 게 없다. 그래서 우리끼리 부르는 별칭이 있으니 그게 바로 현재까지도 군대 다녀온 사람들의 입줄에 오르내리는 牛公 渡江 湯이다.

쉬운 말로 설명하자면 님이 헤엄치고 지나간 물로 국을 끓였다는 말씸. 소가 목욕한 물이라면 이해가 더 쉬울까? 국물이 맑을 수밖에 없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내가 들어서 알고 있는 일본군 자위대의 상황으로 간단하게 예를 들어보자.

 

중대 특식을 위해 100명분 도야지 고기 6만 그램(g. 100)을 실은 부식 차량이 위병소를 통과한다. 당연, 차량은 정차하고 운전병이 내려서 위병소장에게 부식 차량에 실린 품목과 분량 등을 포함한 목적을 신고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위병소 담당 장병들을 위한 위로 차원 그리고 통행의 편의를 위해 몇 근을 제공하는데 위병 소장은 또 본인의 근무 평화와 자리 보존을 위해 영내 무슨 무슨 기관 (: 보안대, 부대 주임 원사, 선임 하사, 여타 단말대, 중대장...)으로 보낼 몇 덩어리를 따로 확보해 둔다. 한결 가벼워진 도야지 고기가 중대 급식소에 도착하면 (아주 당연하게도 급식소에는 정확한 무게가 전달된다. 서류상으로..) 급식병들이 저네들 회식용, 고참 제대 파티용으로 또 얼마 정도를 냉장고 한 구팅이에 확보를 해 둔다.

 

먹어야 할 입은 많고 주재료는 한결 가벼워진바 부재료인 다른 건더기가 충분하게 투입되고 도 부족하지 않게 부어진다. 그리고 완성된 국물은 주재료를 많이 건져 올린 중대장 용’‘부중대장 및 선임병들용이 먼저 제공되고 일반 사병들에게는 기름기와 향이 충분히 배인 국물이 제공되는 이른바 도강탕... 여기 이 가게의 곰탕은 번은 아닐 것이라는데 만원 건다. 만에 하나 이런 식으로 음식을 제공한다면 다시 찾는 사람은 결단코 없으리라. 어느 누가 먼 길 와서 피 같은 돈 내고 기름기만 들이마시고 간단 말인가? 온갖 수단을 부려 가지 않으려고 애쓰는 군대도 아니고 말이다.

이전글 곰탕 3
다음글 곰탕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