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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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유경선 | 등록일 | 20.08.21 | 조회수 | 223 |
오징어
식당에서 오징어 덮밥 시켰는데 아줌마가 “오징어 누구예요?” 하길래 “저요!” 했는데 뭔가 분했음...
이런 이야기는 예를 찾자면 그야말로 무궁무진할 것 같다. 그러니까 이런 얘기도... 보신탕집에서 주문을 받는 아줌마가 주방에 대고 크게 외친다. “9번에 개 넷!” “그 쪽 10번 테이블은 뭐예요? 다 ‘개’지요?”“여기... 개 아닌 분? 사모님은 닭?” 글쎄... 그냥 지나가도 될 일인데 무언가 되새기고 곱씹어 보면 뭔가가 이상한 어떤 것들. 아무 것도 아닌데 공연시리 나와 접목을 시켜 즐거워(?)하거나 뿌듯해 하거나 억울해 하거나 화를 내거나 삐지거나...
이런 것도 아마 마음의 병(病 ?)이 아닌가 한다. 옆자리에서 하는 이야기가 꼭 나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고, 교회에서 목사님이 하시는 말씀이 우리 집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고 회의 시간에 사장님이 하는 말이 어제 내가 한 것을 보고 하는 말 같고... 위의 인용 글에 등장하는 오징어는 요즘 사용되고 있는 卑俗語(비속어) 가운데 하나로서 커플이 영화 보러 갔는데 장동건이 나와서....여친이 실물보고..별로네 했는데.... 옆자리를 봤더니 왠 오징어가 팝콘을 먹고 있더라는 데서 유래했다는 전설로서 별로 잘생기지 않은 남자를 칭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
평소 같으면 오징어를 자연스럽게 말하고 먹고 뜯고 즐기고 할 터인데 항간에 이 단어가 얼굴을 빗대어서 사용되고 있는 데다가 본인 얼굴도 그렇게 드러내놓고 다니기에는 조금 자신감이 썩 들지 않는 판에 이 아줌마가 (의도한 바는 아니겠으나, 그리고 그 의미로 말을 하지는 않았겠으나) 크게 그 말을 해버렸고 나도 무의식 중에 대답을 했는데 아뿔싸! 못생긴 그 대상이 ‘나’임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밝혀버린 꼴이라니... 분할 수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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