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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둘기
작성자 유경선 등록일 20.08.20 조회수 152

닭둘기

 

오늘도 월명산에서 비둘기들을 만났다. 꿩만큼이나 많이 눈에 보인다. 이 산에 사는 여러 동물들 가운데 겨울 들어서는 다람쥐며 청설모는 보이지 않고 날짐승들이 많이 보인다. 한 가지 걱정이 되는 건 비둘기 집에 거주하는 넘들은 워낙 먹이 사정이 좋다 보니 날아다니며 먹이를 구하지 않아도 되고 그 덕분에 살들이 포동포동하게 쪄서 정작 나는 것을 잃어버린 새가 되었다는 전설이다. 이름하여 닭둘기... 얼마 전부터 선거 때만 되면 등장하는 복지문제와 겹쳐서 이런 사건이 생각난다. 굶어죽은 갈매기 이야기가..

 

미국 남서부에 물고기를 잡아 통조림으로 가공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마을이 있었단다. 그러던 어느 날 갈매기들이 떼죽음을 당했고 마을엔 충격이었다. 바닷물이 오염되어 그런 것이라면 통조림을 만들어 파는 일에 어려움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마을 사람들은 원인을 밝히기 위해 전문가들로 조사팀을 구성했지만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다만 갈매기의 죽음이 바닷물 오염 때문만은 아니라는 사실만 확인한 채 조사를 끝냈다. 시간이 지날수록 떼죽음을 당하는 갈매기들이 점점 늘어만 갔다. 그러자 한 학자가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했고 진짜 이유가 밝혀졌다.
 


이 마을은 지금까지 물고기의 살이 많은 부분은 통조림으로 가공하고 머리와 꼬리 등 쓸모없는 부분은 바다에 버려왔다. 그리고 갈매기들은 사람들이 버린 것들을 배부르게 먹으며 편히 살아왔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이를 다시 가공하면 가축용 사료로 팔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더 이상 바다에 버리지 않게 됐다. 그러나, 그동안 힘들여 먹이를 구하지 않아도 되었던 갈매기들은 물고기를 잡는 방법마저 잊어버렸다.
 


마을 사람들이 더 이상 물고기 머리를 버리지 않는데도 갈매기들은 스스로 먹이를 구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던지는 먹이만 기다리다 결국 굶어죽은 것이다. 무조건 주는 게 아니고 먹고 살 방편을 만들어 주는 게 복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비둘기를 보면서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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