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다리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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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유경선 | 등록일 | 20.07.07 | 조회수 | 119 |
양다리 2 그렇게 말을 하면 사람들이 예쁘게 생각할 줄로 착각하는 모자란 인간들이 한 부류라면 또 하나의 부류는 자기가 말한 부분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고자 하는 경우가 아닌가 한다. 물론 이 경우는 위에서 든 예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바보 같은 경우가 아니고 상당히 계산적(?)인 발언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런 질문. ‘귀하가 계시는 곳에 이런 의견을 가진 분이 계시던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 그 사람이요? 제가 생각할 때 그 사람 바보입니다."라고 말하게 되면 그 말이 밖으로 나갈 때 또는 활자화되었을 때 그 언급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그 사람 바보인 것 같아요.’라고 말할 땐 내가 감당해야 할 책임이 줄어든다. 이럴 때 ‘--같다’는 나중에 변명하는 데 들어갈 힘을 덜 들이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유효한(?) 방식 중의 하나가 될 수 있으니까.
‘좋은 것 같아요’라는 말도 책임이 상당 부분 떨어지는 말이다. ‘당신이 찬성을 해서 일을 추진했는데 지금 와서 손을 빼면 어떻게 해요?’ ‘글쎄요... 제가 좋은 것 같다고 했지 언제 좋다고 (그래서 추진하자고) 했습니까? 당시에는 좋은 것 같았는데 지금 보니까 아닌 것 같네요...’라고 말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술에 물 탄 듯 물에 술 탄 듯 두루뭉술한 화법?
시대가 시대인 만큼, 딱 부러지는 인간보다 양다리를 걸친 인간, 뚜렷한 자기 주관을 가진 사람보다 시류에 몸을 맡길 줄도 아는 인간이 더 쓸모가 많은 세상이고 보니, 말을 해도 범위를 넓게 잡아서 색깔 구별이 안 되도록, 그리고 공격할 때도 좀 비겁하게, 책임질 일이 있을 때는 더 비겁하게... 화법으로 볼 때 우리 사회는 점점 자신이 없어지는 사람이 많아지고 비겁한 공격자와 무책임한 사람들로 가득 채워지고 있는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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