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에게 주는 글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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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유경선 | 등록일 | 20.05.30 | 조회수 | 62 |
3.
나는 대학 내내 입주 아르바이트로 내 생활비를 마련하면서 다녔고 때로는 부모님께 도움을 드리면서 다녔다. 나는 돈 한 푼도 없이 결혼했고 집 없는 설움을 겪으며 신혼 초에 치솟는 전셋값 때문에 서울을 전전하며 살았다. 단돈 3백만 원으로 가족을 데리고 유학을 가서 배추 살 돈이 없어서 김치를 만들어 먹지 못했고 내 아내는 남의 애들을 봐주고 우리 딸은 흑인 애들이 받는 사회보장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서 우유와 오렌지 쥬스를 사 먹으면서 학교를 다녔다. 나는 회사에 취업해서 주 6일 반을 근무하던 때에 입사 첫해에 크리스마스 날 단 하루 쉬어 보았다.
공장 창고의 재고를 맞추려고 퇴근 안 하고 팬티만 입고 냉방도 안되는 높다란 창고 위를 기어올라 부품을 세면서 생산을 정상화하려 애썼다. 그렇게 야근하는 날은 세상에서 제일 맛 있는 음식은 삼겹살인 줄 알고 살았다. 그렇게 살아왔기에, 무책임한 노조가 망가뜨리는 회사를 보아왔기에, 우리보다 잘 사는 것으로 알았던 많은 나라들이 꼬꾸라지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그리고 미국과 일본이 어떻게 잘 사는 사회인지 보았기 때문에, 나는 당신들처럼 아프다고 못하고 힐링해야 한다고 응석을 부리지 못한다. <계속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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