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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6월 영양교육 - 나트륨 줄이기 !!
작성자 태소진 등록일 13.06.19 조회수 395

요즘 학교 급식이 유난히 싱거운 이유
- 교내 영양사들 ‘저나트륨식’ 실천 앞장서…아이들 입맛 초기에 잡아야

[전국] “초등학생들의 경우, 학생들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싱겁게 먹는 입맛을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저나트륨 열풍이 불고 있고, 집에서도 저나트륨 식사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학교 급식도 저나트륨 급식이 대세입니다.”

대구 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서 자발적으로 저나트륨 급식을 실천하고 있다는 김현진 영양사는 최근 학생들이 성인에 비해 유나히 싱거운 입맛을 유지하고 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러면서 그는 어린 학생들의 입맛이 맵고 짜고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지지 않도록 학교에서도 저나트륨 급식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영양사는 실제로 국물의 염도를 0.6% 이하로 낮추어 조리하고, 다른 반찬도 이와 유사한 염도로 조리한 뒤 반응을 살펴봤다. 그 결과 일부 교직원이나 고학년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음식이 ‘싱겁다’는 반응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가정에서 싱겁게 먹기에 협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행한 보고서의 표지 모습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행한 소금 섭취 줄이기 보고서. 이 보고서에서는 소금을 적게 섭취할 수록 심장 질환과 뇌졸증의 위험이 줄어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 = WHO 홈페이지)

한국인은 전 세계에서도 나트륨 과잉 섭취비율이 손에 꼽을 만큼 평균보다 더 많은 나트륨을 섭취하는 국가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나트륨 섭취량을 2,000 mg 미만으로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국민들의 나트륨 섭취량은 WHO 권고량(나트륨 2,000 mg 미만)의 2배 이상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민의 나트륨 섭취량은 지난 2008년 4,553 mg, 2009년 4,664 mg, 2010년 4,878 mg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렇듯 나트륨을 장기간 과잉 섭취하게 되면 심장질환,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증가되고 위암, 신장결석, 골다공증 등의 위험이 증가돼 이로 인한 의료비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

이처럼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량과 비만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020년까지 나트륨 섭취량을 20% 이상 절감한다는 목표로, 지난 3월 ‘나트륨 줄이기 운동본부’까지 만들어 나트륨 절감을 국가 정책적인 차원에서 적극 장려하고 있다.

‘나트륨 줄이기 운동본부’에서 제시한 소금 줄이는 방법 (사진=‘나트륨 줄이기 운동본부’)
‘나트륨 줄이기 운동본부’에서 제시한 소금 줄이는 방법 (사진=‘나트륨 줄이기 운동본부’)

이에 따라 저나트륨 다이어트 식품부터 저나트륨 식당까지 등장해 저나트륨식 붐에 가세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성장기 아이들이 먹는 학교 급식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정책적인 대안이 마련돼 있지 않은 형편이다. 그런 가운데 학교 영양사들이 나서서 저나트륨 식단을 위한 자발적인 실천에 동참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실제로 현재 각 학교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부분의 영양사들은 “정부가 급식에 사용되는 나트륨을 제한하는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염도계를 이용해 자발적으로 저나트륨 급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학교가 저나트륨 급식을 실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 급식을 책임지고 있는 영양사들의 대부분이 소속돼있는 대한영양사협회에서는 최근 나트륨 과잉 섭취로 인한 건강상의 위험성이 대두됨에 따라 국민의 나트륨 섭취 감량을 위해 자체적으로 ‘나트륨 섭취 줄이기 3,5 실천지침’을 발표하고 실천하고 있었다.

‘나트륨섭취 줄이기 3·5실천지침’이란 식품 선택할 때, 조리할 때, 식사할 때 3단계에 걸쳐 실천해야 할 5가지 행동으로 소금의 양을 조금씩 줄여 서서히 싱거운 맛에 익숙해지도록 해 나트륨 섭취를 감량하는 실천지침이다. 실제 급식 현장에서도 ‘염도계’를 활용해 영양사들이 자체적으로 나트륨량을 감량하고 있었다.

대한영양사협회에서 제시하는 저나트륨 실천지침 (사진=대한영양사협회)
대한영양사협회에서 제시하는 저나트륨 실천지침 (사진=대한영양사협회)

보건복지부의 ‘나트륨 줄이기 운동본부’ 급식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대한영양사협회 김경주 회장은 “아이들의 나트륨 섭취 감량을 위해 급식 현장에서도 국그릇 사이즈 줄이기, 집게 대신 1회 제공량에 맞춘 정량스푼 사용, 피 급식자 대상 저염 섭취 영양교육 등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영양상들은 단체 급식을 조리하는 데 있어서 모든 음식의 염도를 매일 측정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는 만큼 측정방법이 용이한 국물의 염도를 측정하고, 그 염도를 기준으로 다른 반찬을 조리하는 식으로 저나트륨식을 실천하고 있었다.

김현진 영양사는 “국의 염도에 가장 신경 쓰는 이유는 바로 섭취량의 차이가 가장 큰 음식이기 때문”이라며 “실제 음식의 염도를 측정하면 김치류가 가장 높은 염도로 나타나지만, 섭취량을 살펴보면 김치류가 가장 적고, 국의 섭취량이 가장 많기 때문에 실제로는 국을 통한 염분 섭취가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김 영양사는 또 “국의 경우 국물의 염도를 측정하면서 간을 맞출 수 있지만, 다른 음식의 경우 미각에 의존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국물의 염도를 측정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며 “이 경우 조리한 음식을 물로 희석해 염도를 측정해보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선 학교에서는 저 나트륨을 자발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사진은 염도계(오른쪽)를 통해 직접 급식에 사용된 국의 염도를 측정한 모습이다. (사진=일선 학교 영양사 제공)
일선 학교에서는 저나트륨 식단을 자발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사진은 염도계(오른쪽)를 통해 직접 급식에 사용된 국의 염도를 측정한 모습. (사진=일선 학교 영양사 제공)

이렇듯 현재 학교 급식에서 저나트륨 식단이 어느 정도 안착돼가고 있는 상태이지만, 처음부터 학생들이 ‘저나트륨 급식’에 익숙했던 것은 아니다. 한 학교가 시범적으로 저나트륨 급식을 시행해볼 결과 급식에 대한 만족도가 90.4%(2009년 기준)에서 72.8%(2011년 기준)으로 떨어지는 등 싱거운 조리법이 환영받지 못한 사례도 더러 있었다.

다만, 대부분의 학교들이 저나트륨 식단을 통해 꾸준히 학생들의 싱거운 입맛을 유지해온 결과, 이제 급식을 먹는 학생들의 만족도 역시 점차 높아지고 있었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 재학중인 정동현 학생은 “처음에는 엄마가 해주는 음식보다 너무 싱거워서 급식을 많이 남겼는데 매일 먹다보니 익숙해졌다.”며 “요즘에는 오히려 엄마가 해주는 음식이 짜게 느껴질 때가 있다.”고 말했다.

기숙사 학교에 재학중인 서기원 학생은 “기숙사 학교의 경우 하루에 섭취하는 음식의 절반 이상을 급식을 통해 섭취하는데 처음에는 싱거운 음식에 적응을 못하는 친구들도 많았다.”며 “지금은 컵라면을 먹을 때 기준선보다 물을 더 넣을 정도로 싱거운 맛에 익숙해졌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급식의 모습
초등학교 급식. 염도가 높은 음식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처럼 보지만 최근에는 염도계를 활용해 나트륨양을 급격히 줄이고 있어 직접 먹어 보면 ‘싱겁다’는 표현이 절로 나온다.

김현진 영양사는 이와 관련 “입맛이 형성되지 않은 초등학생의 경우 싱겁게 먹는 식습관을 유지하고 있지만, 직접 조리에 참여하지 않고 외식 음식에 길들여질 경우 점점 성인과 같이 짜게 먹는 식습관으로 변화돼 나트륨 섭취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따라서 “초기에는 다소 만족도가 떨어지더라도 계속해서 싱거운 입맛에 길들여지도록 학교가 적극 관리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손정민 교수 역시 “2007~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 결과, 짜게 먹을수록 비만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있고 짠 음식과 비만과의 관계는 성인보다 청소년에서 더 뚜렷이 관찰됐다.”며 “어렸을 때 형성된 식습관과 비만은 평생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덜 짜게 먹는 식습관을 어렸을 적부터 길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급식을 싱겁게 조리할 경우 반찬 섭취량이 많아져서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단체 급식소의 경우라면 불리한 조건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학교급식의 경우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적인 측면과 청소년들의 올바른 성장을 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저나트륨 급식을 더욱 장려해야 할 때이다.

정책기자 최주현(대학생) juhyeonchoi@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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