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는 나미야 잡화점 할아버지가 고민상담 편지에 답장을 쓸 때의 신중하고 심사숙고하는 태도와 뭣 모르는 세 좀도둑이 쓴 서툰 편지의 내용과 태도가 대비되는 점이었다. 서로 다른 방향과 태도로 조언을 해주었지만 그 충고의 적중 여부를 떠나 모두 고민 상담자가 어떤 선택을 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수용하도록 도와준 소중한 조언들이었다.

 5개의 이야기, 그리고 나미야 잡화점 할아버지의 이야기와 좀도둑들의 이야기가 서로 어떻게 얽히고 섥혀 있을지를 예상하며 책을 읽어간다는 점에서 추리 소설의 흥미진진함도 있어서 재미있었다.

 마지막으로는 나미야 잡화점이라는 시공간이 연결되는 동화적이고 판타지적인 공간 설정과 극단적으로 대비되어 고민 상담자들이 처한 현실을 상당히 현실적이고 상세하게 묘사된 점이 인상적이었다. 사업 실패로 하루 아침에 빚덩이에 앉아 가족의 평화가 깨지고 온 가족이 야반도주를 하게 된 현실, 부모님으로부터 도망쳐 나와  홀로서기를 하는 과정에서 어린 남자 중학생이 겪는 방황과 시련들, 이모할머니 밑에서 어렵게 자라며 독립할 수 있는 충분한 경제력을 확보하기 위해 냉정한 사회와 마주하고 호스티스 일을 포기할 수 없어 고민하는 여성 등 책 속에서 등장하는 고민 상담자들이 직면한 현실은 다소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와는 대비되게 지나치게 현실적이었다. 이러한 녹록치 않은 현실 가운데서 나미야 잡화점이라는 과거와 현재가 연결된 공간을 통해 벌어지는 가슴 따뜻한 기적들의 가치는 더욱 더 빛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