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중학교 로고이미지

학교의 풍경

RSS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프린트하기
20241218 라이어2
좋아요:0
분류
작성자 *** 등록일 24.12.19 조회수 4
첨부파일

라이어
 

학년말이 되면 여기저기서 공연 안내 공문이 온다.

어느날 사회 선생님이 공문을 뒤적이다가 보물과 같은 공연 정보를 발견하여 공연 관람 제안을 해주셨다.

다들 학년말 업무로 바빠 공문을 뒤적일 시간도 없어그냥 지나갈 뻔했는데 이런 좋은 공연을 찾아주었다.

감사하다.

 

보통 학기 말이면 담임 선생님은 매우 바쁘다.

생활기록부(일명 생기부)를 입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생기부는 학생의 1년의 생활을 기록하는 아주 중요한 문서이다.

학생의 성적과 학생 생활(자율동아리봉사진로)을 중요한 두 축으로 하고 있다.

입력 내용이 많아(1년의 생활을 정리하는데 당연히 많을 수밖에담임 선생님들은 입력하는 데 애를 먹는다.

그렇다고 대충 할 수는 없다.

학생들의 소중한 1년을 한자 한자 꾹꾹 눌러가며 소중하고 진솔하게 입력해 줘야 하지 않겠는가?

어떤 교사들은 복사하여 붙여넣기를 하기도 한다는데 그건 안될 소리다.

학생들의 소중한 1년의 인생을 어떻게 그렇게 복붙한단 말인가?

양심에 떳떳한 그런 대한민국의 정상적인 교사라면 감히 그럴 수는 없다.

아니 그러면 안된다.

학생들의 소중한 인생을 생각해서라도 힘들겠지만 참고 입력하자.

그게 교사의 최소한의 사명이고 의무라 생각하자.

생기부 작성 중 가장 어려운 점은 많은 내용을 입력해서가 아니다.

실은 수업시수를 맞추기가 가장 어렵다.

전문 용어로 이수시간 맞추기라고 한다.

1년간의 모든 수업을 일일이 기록해야 하므로 실제 수업 시간을 찾아 날짜별로 입력하여 맞추기는 여간 쉽지 않다.

1년의 기록을 뒤져 맞추고 입력하는 건 상당히 시간과 관찰력을 요한다.

꼼꼼함과 정확성을 요구하는 고도의 정밀한 과정이다.

어떤 꼼꼼한 선생님들은 모든 학교 행사를 1년간 교무수첩에 적어놓아 이를 보고 입력하시기도 한다.

하지만 난 그리 꼼꼼한 선생님은 아니다.

하여 나 같은 보통 선생님은 학년말이 되면 1년의 기록을 뒤져가며(행사 관련 파일철과 수첩들은 다 꺼내 뒤진다.) 날짜를 찾아내고 내용을 입력하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다.

운이 좋아 꼼꼼한 선생님이 내 옆자리면 정말 좋다.

좋은 마음으로 그 정보를 공유해주시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만 잘 맞춰서 찾아내면 그 다음은 입력이다.

입력하는 것은 의자에 엉덩이만 잘 붙이고 있으면 다 해결이 된다.

그러고 있는데 사회 선생님은 그 바쁜 와중에도 이런 좋은 공연을 찾아준 것이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사본-1000003527
 

우리는 바로 예약을 하고 광주로 향했다.

공연장까지는 학교에서 60km 남짓의 거리.

역시나 15인승 쏠라티를 예약하여 영어쌤의 운전에 등교하자마자 광주로 출발!

오늘도 차가 꽉 찬다.

1시간 정도 이동하여 공연장에 도착했다.

박수 소리와 함성 소리에 불은 꺼지고 공연은 시작한다.

공연의 주 내용은 다음과 같다.

 

택시 운전사 존 스미스!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윔블던과 스트리트햄을 오가며 행복한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메리와의 사이에서 딸 비키를바바라와의 사이에서 아들 케빈을 둔 가장 존에게 또 다시 찾아 온 절체절명의 위기!

비키랑 케빈이 만난다고?!?!”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 된 자신의 아이들로 인해 20년 동안 지켜온 비밀이 탄로 날 위기에 처하기 전 막아야 한다.

아버지와 함께 여름휴가를 떠나기 위해 존의 집에 찾아온 친구 스탠리와 함께 20년만에 또 다른 위기모면을 위한 거짓말이 시작되는데...

 

주인공은 거짓말쟁이이다.

말 그대로 라이어이다.

하는 모든 말이 다 거짓말이다.

그러다 다 들통이 난다.

(아 이거 스포 아닌지 모르겠다.)

어찌 그리 살아왔을까?

주인공의 인생은 꼬일대로 꼬였다.

 

공연을 보고 나오면서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보통 인생은 아래의 표처럼 네 가지의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조해리의 창모델)

화면 캡처 2024-12-19 103322 

 

라이어는 (2)의 비밀의 창을 다루고 있었다.

우리는 어떤 인생을 살고 있는가?

어떤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가?

이 물음에 생각이 많아지는 공연이었다.



이전글 20241218 펜싱
다음글 20241211 광주과학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