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고등학교 로고이미지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프린트하기

건축은 근사한 형태를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섬세하게 조직하는 일이다.
-건축가 정기용-
지평선 학교의 교육철학은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건축을 통해서도 발현되었다.
인문학과 생태주의에 의한 공간 프로젝트가 10년 동안 진행되었다.
<말하는 건축가>의 주인공이자 ‘기적의 도서관’ 건축으로 유명한 정기용 선생이 모두 설계했고,
흙 건축 전문가인 목포대학교 황해주 교수의 도움을 받아 학교로는 유일하게 흙으로 시공했다.
지은 순서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흙건축의 시작은 ‘도자기실’부터이다.

    의식주 교육의 ‘식(食)’에 해당하는 도자기교육은 본교의 전통이다. 작업실 및 학습공간과 도자기를 전시할 수 있는 공간, 그리고 유약실과 가마실이 있다. 자연의 빛을 공간속으로 끌어들이고, 창문을 액자처럼 배치하여 철마다 변하는 자연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감상하고 이를 바탕으로 예술로 표현할 수 있는 감성을 기를 수 있다. 하늘로 난 창을 통해 늘 따사로운 햇볕이 비추어 에너지를 절약하고 구름과 별을 바라볼 수 있다.
  • 목공실

    의식주 교육의 ‘주(主)’에 해당하는 목공교육 역시 본교의 전통이다. 학생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자신의 공간을 만들고 고치고 가꾸어가는 학습의 장이다. 공구를 자유자재로 쓸 수 있고 삶에서 필요한 것을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 건물 구조 중간에 벽을 세워 창으로 막고 기계를 사용할 공간과 학습할 수 있는 공간을 배치하였다. 공구는 벽에 배치하여 학생들이 명칭을 알게 하고 사용하는 법을 배우도록 하였다. 기숙사의 마루와 본관 데크, 학교 곳곳에 자리한 평상과 휴식용 벤치, 우산꽂이, 책꽂이 등이 이 목공실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 식당

    학교 뒤 우거져 있는 소나무 숲 사이에 지어졌다. 자연을 식당 안으로 끌어 들이기 위해 창문을 넓게 하여 아름다운 풍경이 병풍처럼 눈에 들어온다. 한국적인 정서를 닮아 내도록 좌식으로 앉아서 식사하기 위한 여러 가지 가구를 배치했다. 손 씻는 곳에서 나무와 흙을 만날 수 있으며, 건물 안에 소나무를 살린 정원을 두어 비와 눈을 바라보면서 식사를 할 수 있다. 실내 벽은 흙 미장으로 처리했는데 이 흙이 냄새를 제거해주는 역할을 해 식당 특유의 냄새가 사라지고 쾌적한 환경을 주고 있다.
  • 중학교 본관

    정기용 선생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보통 교사건축에서는 외부 벽체와 개구부들이 차별성 없이 무의미하게 반복되는데, 이는 건축물 입면을 구조와 개구부로 분리시키기만 해서 무표정하게 서있게 할 뿐이다. 따라서 지평선학교 건축에서는 필요한 곳에 필요한 빛이 들어오도록 배려하면서 오히려 건물 전체의 수평선을 떠받치는 수직창과 수직벽면을 교차시켰다. 그리고 주출입구 상부를 약간 돌출시켜 입면의 변화를 도모했다. 내부복도와 교실들은 흙 블럭에 흙 미장, 그리고 부분적으로 공간에 특성을 부여하는 색채를 활용하여 밝고 따뜻하며 명랑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있다. 건물과 인접한 외부 마당에는 건물 길이 방향으로 4.2미터 폭의 널찍한 목재 데크를 설치하여 옥외 행사가 있을 때 적절하게 활용하도록 했다.”
  • 여자 기숙사

    지붕위에 창을 넣어 햇볕이 함께 들어오도록 하고 옆 창에는 보름달, 반달 그리고 별들이 아이들과 함께한다. 벽체는 흙 벽돌로 짓고 안에는 흙 미장으로 공간의 따스함을 주었고 흙에 색깔을 넣어 여러 가지 느낌을 얻도록 했다. 물이 흐르는 까닭에 늘 한 모퉁이로 밀려나 있던 세면대를 실내 공간 한복판으로 들여와, 내 몸을 깨끗이 하듯 공간의 청결함을 가꿀 수 있도록 했다. 욕실도 나무와의 조화를 이루어 편안한 공간을 이루고 있다.
  • 고등학교 본관

    고등학교 본관은 중학교와는 다르게 묵직함이 느껴지는 색의 벽돌을 선택하고 중학교와 연계성을 갖춘 통합교육을 위해 중·고를 넘나드는 음악실, 전산실, 세미나실 등 다양한 공간들을 만들었다. “왜”라는 질문 속에 인문학적 사유와 사색을 통한 학습을 구현해야 하는 고등학교답게 공간의 한가운데에 도서관을 끼고 있다. 고등학생들을 배려한 집중 독서실을 배치했다. 그리고 마음공부 공간으로 쓰이는 ‘차와 나눔’실이 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사이의 너른 광장은 도서관을 매개로 하여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함께 만나며 삶을 나누는 공간이 되고 있다.
  • 도서관(지혜의 숲)

    원불교에서 진리를 상징하는 원형으로 지어진 최고 규모의 학교도서관으로 우리나라 학교도서관 건축에 새로운 모형을 제시했다. 본교 공간의 중심이 놓여있으며, 학생 생활과 성장의 중심에 놓여있기도 하다. 도서관 이름인 ‘지혜의 숲’에 걸맞게 10개의 나무 모양 기둥이 천장을 떠받치고 있다. 천장으로 난 창을 통해 햇볕이 도서관을 구석구석 비쳐 준다. 2012년 7월 현재 등록된 장서는 17,500여 권이며, 자유서가에 꽂혀 있는 미등록 도서도 2만여 권에 이른다. 강의가 가능한 원형 공간과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6인용 책상들을 통해 도서관 활용 수업이 이루어진다. 동아리방, 토론방 등이 있어 학생들의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하다. 3D 상영이 가능한 영화관도 설치되어 있다. 도서관 한쪽 상담실에서는 전문상담교사가 학생들의 생활에 도움을 주고 있다. 도서관 공간에서 수시로 저자 강연과 영화 상영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 체육관

    지평선학교는 기숙학교로서 일상생활까지도 교육의 장이 되게 한다. 지평선을 향해 열려있던 운동장을 아늑함으로 에워싸는 마당으로 만들면서 마음자력을 완성하는 몸을 만드는 공간으로 교문과 함께 지평선학교의 상징이 되는 곳이다. 지붕 끝 모양을 연꽃잎을 상징하도록 디자인하여, 학생들이 거친 환경에서도 꿋꿋한 기상을 가진 의연한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았다. 체육관의 활동을 통하여 몸과 마음을 닦는 향기로운 사람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 우정원

    밖으로 내다보는 배치만으로 정리되었던 지평선학교의 틀을 학생들이 생활하는 마을처럼 여러 개의 크고 작은 마당으로 만드는 작업에 초점이 맞춰진 설계다. 우정원은 지평선 들로 열린 조망과 내부 운동장(큰마당)을 향하는 조망을 갖는 경계에 선 건축물이다. 내부공간은 다목적으로 사용되는 특별한 교실들이 집중되어 도서관을 중심으로 하는 교육공간과 대비되어 체육관, 교문과 함께 지평선학교의 기를 안으로 지켜내는 울타리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