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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학년 인문체험학습 3일차
작성자 고종호 등록일 25.10.29 조회수 191
첨부파일

2025학년도 인문체험학습 기간: 2025. 10. 27.(월) ~ 10. 31.(금) 4박 5일간 

 


<<< 2025년 2학년 제주도에서의 인문체험학습 3일차 기록 >>>

(사진 사이사이에 글이 있어요)

 

 

우리 제주 여정에서의 가장 중요한 일정은

4.3 희생 영령들을 추모하고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다시는 전쟁과 국가폭력이 반복되지 않도록 함께 머리를 맞대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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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념식이 열리는 4.3 평화공원에 방문하여 참배하고 기념관을 둘러보았습니다.

전시관의 백비에 글을 새기지 못한 이유는, 역사적 성격 규명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4.3의 역사를 계속 규명하고, 연구하고,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제주공항(정뜨르비행장), 다랑쉬굴 등 제주지역 뿐만 아니라 대전 골령공, 경산 고발트광산, 광주형무소 등

여전히 4.3 희생자들의 유해가 전국 방방곡곡에서 여전히 수습도 안된 채 잠들어 계십니다.

바다로 던져진 시신과 개발로 인해 사라진 유해들도 셀 수 없겠지요.

그래서 행방불명인 표식이 그토록 많은 것을 보고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위패봉안실에도 들러, 마을별로 모셔져 있는 1만5천기의 위패에 적힌 이름들도 불러보았습니다.

한 집이 통째로 몰살당해 위패를 올릴 후손조차 없는 경우도 많아,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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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을 제주 남서쪽으로 틀어, 알뜨르비행장 옆 섯알오름 학살터를 찾았습니다.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만든 폭탄 창고 터였던 구덩이에서 예비검속자들이 학살당했습니다.

1950년 8월 20일 새벽, 예비검속으로 붙잡혀 있던 도민들이 트럭에 실려 섯알오름으로 끌려올 때,

죽음을 직감한 희생자들은 고무신을 하나씩 던쳐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흔적을 남겼습니다.

그것은 '돌아오지 못한 발걸음'이었고, '가족을 향한 마지막 눈물'이었습니다.

학살 후 6년이 지나서야 유족들이 시신을 수습할 수 있었는데,

가족을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렸던 흔적도 고무신이었습니다. 

132구의 시신이 엉겨붙고 고무신 주인조차 가려내지 못해 한곳에 모신 것이 백조일손지묘입니다.

'조상은 백명이지만 후손은 하나'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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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광마을 무등이왓은 중산간에서 아주 큰 마을이었는데

4.3 때 모두 불에 타고 지금은 집터와 대나무 숲만 남아있는 '잃어버린 마을'입니다.

그곳에서 나고 자란 홍춘호 할머니를 뵈었습니다.

홍춘호 할머니는 열한 살이었던 1948년 겨울에 마을이 불에 탈 때 큰넓궤 동굴로 피신하였습니다.

큰넓궤는 영화 <지슬>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기도 해요.

동굴 안에서 불도 제대로 못 피우고, 생쌀을 씹어 먹으며 버텼던 고통,

좁고 깊은 굴 속에서 50여 일 동안 햇빛도 보지 못한 채 죽음의 공포와 싸워야 했던 순간들에 대해 들었습니다.

결국 토벌대에게 발각되어, 큰넓궤에서 빠져나와 눈 덮인 한라산 영실로 도망쳐야 했구요...

홍춘호 할머니는 겨우 살아남으셨지만... 

주민들은 대부분 마을에서, 영실에서, 그리고 정방폭포 절벽에서, 학살 당하셨습니다... 

 

역사의 산 증인이신 할머니,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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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차, 하루종일 4.3 유적지를 돌아보며,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도 떠오르고, 현기영 작가의 <순이 삼촌> <제주도우다>도 떠오르고..

친구들과 함께 걷고 이야기하며 새로운 느낌과 배움들을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이야기들을 나누느라 밤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어요.

 

제주공항 활주로 아래에, 혹은 육지 형무소의 차가운 흙 속에, 정방폭포 아래 푸른 바다 어딘가에

잠들어 있을 영혼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이 느껴져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진 세월을 이겨낸 제주도민들의 위대함이 느껴졌습니다.

"살암시민 살아진다"던 홍춘호 할머니의 강인한 생명력에 힘을 얻었습니다.

그 힘으로

 

작별하지 않는 배움을 쌓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글 : 인솔교사 김고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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