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여고 1학년 딸을 뚠 엄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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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 | 등록일 | 24.10.31 | 조회수 | 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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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여고 1학년 딸을 뚠 엄마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어디에 해야 할지 몰라서 여기에 올리는 것이니 이해해 주십시오. 민원이나 불만 사항이 아니라 감사의 마음을 대신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시간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2021년 중학교 1학년이던 우리 딸의 담임선생님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우리 딸의 생명을 살려주시고, 지금까지도 관심을 가져주신 정말 고마운 선생님이십니다. 딸이 중학교에 입학하고 학기초에 담임선생님이 딸과 상담을 하시고, 몇 번 전화가 왔었습니다. 집에서는 기분이 어떻고, 어떻게 생활하고, 밥은 잘 먹는지, 집안에 문제가 없는지.. 몇시에 자고 아침에 누가 깨워주는지.. 등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습니다. 저나 남편은 코로나 시기 여파로 먹고 살기에 바빴고, 경제적으로 힘들었기에 딸에 대해서 관심을 갖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5월 말쯤..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다급한 전화가 왔습니다. 저는 어떤 일인지도 모르고 학교로 갔습니다. 담임선생님은 교문 앞으로 마중을 나와서 저를 진정시키시면서 딸이 있는 빈 교실로 데리고 갔습니다. 그리고 딸의 팔뚝을 확인해 보라고 했습니다. 딸은 울고 있었습니다. 가슴이 철렁하여 손목을 본 순간 저도 모르게 울음이 터져버렸습니다. 저는 너무 놀라서 기절할 것만 같았습니다. 담임선생님은 저를 진정시키시면서 아빠도 오셔야 할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딸이 아빠 때문에 손목에 자살 자해를 했다고 담임선생님께 말을 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남편을 불렀고, 남편도 딸의 손목 자해를 보고 그 자리에 앉아서 울어버렸습니다. 그러자 선생님은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것이냐며 통곡하면서 저희들을 혼냈습니다. 한참을 함께 울고 나서 딸의 이야기를 들으니 남편이 경제적으로 힘들고, 사업도 어려워서 새벽에 술을 먹고 들어와 저랑 말다툼을 하거나 잔소리를 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아온 것이었습니다. 그런 시간이 1년이 넘었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은 진심으로 딸에게 위로해 주시고 아픔을 공감해 주셨습니다. 딸이 혼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생각하니.. 손목을 자해할때마다 얼마나 고통스럽고 무서웠을까를 생각하니 눈물이 하염없이 나왔고,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선생님은 자해를 발견하게 된 이유를 얘기해주셨습니다. 반 아이들 하나하나에게 관심을 가지셨던 선생님은 5월말이 되면서 날씨가 따뜻해지는데도 긴팔을 입고 다니는 딸이 이상하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딸이 워낙 내성적이라 의심은 있었어도 팔을 걷어보라는 말을 못했다가 그날은 팔에 붕대를 감고 왔었길래 마침 잘 되었다라고 생각하시고, 풀어보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딸은 처음에 그냥 벽에 부딪쳐서 멍이 들어서 그런것이라 했지만... 선생님이 계속 설득을 하셨고, 그래서 발견되었던 것입니다. 선생님은 다양한 상담 시간을 마련해주셨고, 병원에 가도록 시간을 마련해주셨습니다. 피부과 병원으로 갔더니... 조금만 늦었으면 수술이 어려웠을것이라고 의사선생님이 이야기를 했습니다.(처음 발견당시 딸의 팔목과 수술 후 사진을 첨부합니다) 담임선생님은 매일 대면 상담과 전화 상담을 통해 딸의 마음을 위로하고 함께 아파해주셨습니다. 혹시 또 아빠가 그렇게 하시면 선생님 집에 가서 같이 살자고 까지 하셨습니다. 딸은 차츰 안정을 되찾았으나 남편의 습관은 다시 반복되기 시작했습니다. 새벽까지 뜬눈으로 딸과 지내다보면 학교에 갈 시간을 놓치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선생님은 딸을 데리러 집앞까지 오셨습니다. 어떤 때는 일주일 동안 등하교를 대신 해주셨습니다. 딸에게 힘을 주기 위해 빵이나 과자, 음료수를 사주시기도 했구요. 수술비가 부족했는데, 교육청 지원제도를 알아봐 주셔서 경제적 지원도 얻게 해 주셨습니다. 수술은 정말 잘 되었습니다. 피부가 보통으로 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정말 감사하고 고마웠습니다. 너무 감사해서 식사나 음료수라도 드리려 했지만, 선생님은 결단코 받지 않으셨습니다.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딸이 언제라도 자살할 생각을 하거나 자해를 반복적으로 할 수 있으니 관심있게 살펴야 한다고 하시면서 2학년때도 담임을 맡아주셨습니다. 보통의 아이들을 담임 맡는 것도 힘든데.. 우리 딸같은 아이의 담임을 맡는 건 보통의 사명감이 아니면 힘든 결정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딸을 위해서 저는 결단을 해야 했습니다. 변하지 않는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결단을 했습니다. 딸은 1년이 지나면서 점차 안정화 되어갔지만, 약간의 무기력증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마다 선생님은 딸에게 정말 좋은 선생님으로, 아빠처럼 친구처럼 대해주셨습니다. 먹고 살아야했기에 작년부터 커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일이 바쁘거나 시간이 맞지 않으면 학교로 아이를 데리러 가거나 상담을 할 수 없을 때가 자주 있었는데, 그때마다 저녁 6시 넘어서 선생님께서 직접 오셔서 상담을 해 주시고, 딸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셨습니다. 딸은 몸도 맘도 많이 지쳐있었기에 여러 군데가 아팠습니다. 두통과 위 속쓰림, 복통, 말수도 적었고, 무기력에 의욕도 상실된 상태였습니다. 딸이 3학년때는 담임이 아니셨지만, 계속 관심을 가져주셨고, 고등학교 진로도 잘 상담해주셨습니다. 딸은 중학교를 잘 졸업하고, 전주 평화동에 완산여고 디지털콘텐츠과에 입학을 했고, 지금은 열심히 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이젠 위험한 걱정을 하지 않을 정도로 좋아지게 되었습니다. 딸이 학교에 가고, 끝나고 제가 일하고 있는 곳에 와서 ‘엄마’라고 부르는 것이 정말 꿈만 같고 행복합니다. 하늘이 복을 주신건지는 몰라도 아니면 선생님의 사랑이 커서 그런지 올해 딸이 다니는 완산여고에 그 담임선생님께서 교감선생님으로 부임을 하셨다는 소식을 딸에게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딸이 담임선생님이 교감선생님으로 오셨다고 하면서 정말 좋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중학교 때 일에 대해서 전혀 티 내지 않으시고, 가끔씩 복도나 급식실에서 만나면 파이팅을 외쳐주신다고 합니다. 그 마음이 어찌나 뭉클하고 감사한지요. 딸의 말을 듣기로는 선생님께서 중학교 근무하실 때 두 세명의 자살 자해 위기학생을 발견해서 위기를 극복하도록 도와주시고, 잘 상담해 주셨다네요. 우리 딸이 담임선생님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받은지가 벌써 4년째가 되어가네요. 감사의 마음을 어디에 제대로 표현할 길이 없어 이렇게나마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 용기를 내 봅니다. 끝까지 딸의 비밀을 지켜주시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고, 관심과 사랑으로 딸의 생명을 살려주시고, 인생의 방향을 잡아 주신 완산여고 유오상 교감선생님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선생님에게 저와 딸을 대신하여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런 일도 민원에 해당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혹시 불편을 드렸다면 죄송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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