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전주남중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교사입니다. 내년에 저희 학교가 1학급만 편성될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에 글을 올려 의견을 전하고자 합니다. 저희 전주남중학교는 전주시 평화동에 소재하고 있으며, 현재 1학년 1학급, 2학년 2학급, 3학년 2학급, 특수학급 1학급으로 총 129명의 학생들이 다니고 있습니다. 작년까지 2학급이었다가 올해 1학년이 1학급만 배정되면서 학교 운영에 어려움이 매우 많습니다. 몇 가지 제시해 보겠습니다.

1. 저희 1학년 학생들은 전주시에 거주하고 있는 다른 학생들과 달리 교육적으로 소외되고, 평범하지 않은 학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한 학급밖에 없다 보니, 3년을 같이 학교를 다녀야 하는 상황인데, 교우 관계에 어려움이 생겨도 쉽게 말하거나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게 됩니다. 또한 체육대회 등 학급 대항으로 이루어지기 쉬운 학교 행사에서 학급 단합을 도모하거나 타 학급과의 건전한 경쟁의식을 배우는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지역적으로도 열악한 환경의 학교라 학부모님 사이에서 비선호하는 학교입니다. 거기에 한 학급밖에 없는 조건이라면, 전주 시내 그 어떤 부모도 그 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키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타 학교 아이들이라면 너무나 당연하게 누리는 것들을 누리지 못한다는 사실이 몹시 안타깝습니다. 애초에 1지망으로 신청해서 배정된 학생이 매우 적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원하지 않은 학교, 그것도 단 한 학급밖에 없는 학교라면, 그 불만은 무척이나 클 것입니다. 그 최소한의 불만이라도 없도록 해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 저희 학교에는 육성 종목이 농구와 사격 두 개나 있습니다. 학급 수는 적은데, 학급당 학생 수는 거의 가득 차다 보니, 잠재력을 가진 인재를 영입해 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나 초등학교에는 없는 희소한 종목인 사격 운동부의 경우, 신입생 학생들 중에서 선수 발굴을 해야 하는, 매우 좋지 않은 조건에 처해 있습니다. 2020년 사격실 리모델링으로 사격 인재를 키우는 데 아주 좋은 시설을 갖추었음에도, 중학생이 되어 사격을 하고 싶어하는 학생이 있어도, 저희 학교로 전입해 올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는 행정적인 낭비이고, 국가적 차원에서 운동선수 양성에 큰 손실이 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학교가 큰 규모였다가 점차 그 규모가 작아지면서, 건물은 낡고, 빈 교실이 너무 많아서, 안 그래도 학교 건물을 관리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한 선생님들께서는 목공거점학교, 오케스트라, 원도심학교, 교과교실제, 교육복지우선사업, 선수 육성 종목 두 개 등 힘들지만 학생들을 위해 포기할 수 없는 많은 사업들을 기꺼이 맡아 해나가고 있습니다. 만약 여기에 학교 규모가 더 줄어들고, 그로 인해 교사 감축까지 이루어진다면, 남은 교사들의 업무량은 너무나 많아지게 됩니다. 학급 감축으로 교사 감축이 이루어질 경우 누군가는 원치 않게 나가야 하고, 또한 남는 누군가는 업무적으로 부담이 될 것이 예상되면서, 현재 저희 교사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있습니다. 학교 규모가 작아지면서 교육복지 대상 학생 수가 줄어들어, 내년에는 교육복지우선사업에서도 제외된다고 합니다. 대상 학생 수는 적지만 비율은 큰, 상대적으로 열악한 가정 환경의 아이들이 많은데, 내년에는 결국 지원받을 수 없게 된 점도 참 마음이 아픕니다. 이런 힘든 상황에서도 저희 교사들이, 부담스럽지만 학생들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그 사업들을 최대한 유지해 나가면서,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도록, 현재의 학교 규모를 학년당 2학급씩 유지해 주십시오.

   학교 주변 환경이 좋지 않아 학생들의 교육에 방해가 되는 요소들이 너무 많고, 등하굣길이 조금은 걱정스러운, 열악한 환경의 학교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저희 학교에 배정받고 울면서 입학한 친구들과 학부모님들께서, 학교생활을 하는 동안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매우 큰 만족감을 안고 졸업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만큼 열악한 교육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저희 전주남중학교 교사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부디 저희 아이들이 타 학교 아이들과 비슷한 교육 환경을 제공받고, 교사들이 지금처럼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마련해줄 수 있도록, 전주남중학교 2022학년도 신입생을 2학급으로 편성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지난 10월에도 인근 초등학교 홍보를 나가며 학교 규모 유지를 위해 저희 교사들이 노력을 참 많이 하였습니다. 국가적으로 인구가 감소하면서 어느 학교는 학생 수, 학급 수가 줄어들게 된다는 것을 물론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희 학교가 공립학교로서 유지가 되는 동안에는 2학급 편성을 해 주시어, 저희 학교에 배정되는 학생들과 학부모님들께서 최소한의 불만만큼은 없도록, 저희 교사들도 지금처럼 즐겁게 교육할 수 있도록, 부디 2022학년도 신입생을 2학급 편성을 해 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