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온 편지162(202411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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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송창우 | 등록일 | 24.11.22 | 조회수 |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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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백예순두 번째 편지, 2024년 11월 22일, 금요일에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이기철
잎 넓은 저녁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웃들이 더 따뜻해져야 한다 초승달을 데리고 온 밤이 우체부처럼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채소처럼 푸른 손으로 하루를 씻어놓아야 한다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을 쳐다보고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 같은 약속도 한다 이슬 속으로 어둠이 걸어들어갈 때 하루는 또 한번의 작별이 된다 꽃송이가 뚝뚝 떨어지며 완성하는 이별 그런 이별은 숭고하다 사람들의 이별도 저러할 때 하루는 들판처럼 부유하고 한 해는 강물처럼 넉넉하다 내가 읽은 책은 모두 아름다웠다 내가 만난 사람도 모두 아름다웠다 나는 낙화만큼 희고 깨끗한 발로 하루를 건너가고 싶다 떨어져서도 향기로운 꽃잎의 말로 내 아는 사람에게 상추잎 같은 편지를 보내고 싶다
<<꽃잎의 말로 편지를 쓴다, 도종환 엮음, 창비, 2007>>에서
▷ 하느님이 천사들과 전주수목원에 갔습니다. 늦가을 정취를 느끼며 걷다가 솜사탕 향기가 나는 곳에 멈췄습니다. “추억의 달고나를 아시나요? 연탄불 위에 흑설탕이 녹아들면서 코끝을 자극하는 향기. 계수나무 잎에서 달고나 향기가 솔솔 풍기는군요. 빛깔도 곱지만 향기까지 우리를 감동시키니 새삼 계수나무에 절을 올리고 싶네요.” 하느님이 두 손을 모으고 합장을 하는 모습을 보고 세실리아 천사가 말했습니다. “솜사탕 향기가 나는 계수나무 한 잎이 타임머신처럼 어린 시절로 데려다 주네요. 꽃향기는 백 리를 가고, 술 향기는 천 리를 가고 사람의 향기는 만 리를 간다는 말이 떠올라요. 늦가을 단풍은 어머니 자궁처럼 우리를 포근하게 만드는데, 늦가을 계수나무는 황금빛깔에 달큼한 향기까지 더하니 11월의 미틈달이 더없이 아름다워요.” 마르첼리나 천사가 말했어요. “여승진의 옆에 살고 싶어서 천만 냥의 웃돈을 주고 집을 샀다는 송계아라는 인물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만 리를 퍼져나가는 사람의 향기도 자음과 모음의 감동만 할까요? 아름다운 말 한 마디, 가슴을 설레게 하는 글 한 줄, 온 몸을 달아오르게 만드는 시 한 구절은 대대손손 자자손손 빛나지 않겠어요?” 마리아 룻 천사가 말했어요. “꽃향기, 사람의 향기, 문자의 향기를 맡으면서 사는 황홀한 세상이라니요. 이것만으로도 위없는 기쁨을 누리는 경이로운 세상이겠지만, 신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면 정말 놀라운 세상을 경험하지 않겠어요? 꽃과 나무는 말할 것도 없고, 구르는 돌멩이 하나,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의 간지럼, 여물어 가는 강물 소리, 귤껍질을 말려놓은 듯한 저녁노을에서 신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면 내가 만난 하늘이 아름다웠고 내가 만난 책이 아름다웠고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때 비로소 내 앞에 있는 사람이 하느님이고,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부처님으로 보이는 찬란한 인생의 주인공이지 않겠어요?”
▷ 오늘은 6~7교시는 동아리 9차 활동 시간입니다. 다음 주 금요일에는 동아리 발표가 열립니다. 동아리 매듭이 알차고 아름답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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