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온 편지143(20241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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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송창우 | 등록일 | 24.10.23 | 조회수 | 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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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백마흔세 번째 편지, 2024년 10월 24일 목요일에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
물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칠판에 적힌 시 한 편》(창비, 2011)
▷ 하느님과 천사들이 낙엽이 지는 호숫가에서 김밥을 먹고 있었어요. “조용한 숲속에서 맛있는 김밥을 먹고 있으니 그립던 지난날들이 떠오르네요. 먼 훗날 하늘나라에 우리가 도착했을 때 평화로운 지금 이 시간도 떠오르겠죠? 그때가 되면 또 어떤 일들이 그리움으로 떠오를까요?” 세실리아 천사가 말했어요. “맛있게 먹던 음식이 떠오를 것 같아요. 영원한 안식을 누리는 천국은 먹지 않아도 되니 지상에서 온몸으로 느끼던 맛이 얼마나 그립겠어요? 맛이 없던 음식은 물론이고 허기진 배고픔까지도 간절한 그리움의 대상이 아닐까요?” 마르첼리나 천사가 말했어요. “혓바닥에서 구르던 음식이 뱃속을 타고 흐르던 오장육부에 이르는 기분도 그리움으로 피어나겠지만 아픔과 슬픔도 그립지 않을까요? 날마다 기쁨 가득하고,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평화로운 천국 세상을 누리다 보면 슬픔과 아픔이 얼마나 우리에게 특별한 일이었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 지상에서의 고통을 다시는 맛보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우리가 흘렸던 눈물이 진주처럼 영롱한 그리움으로 빛나지 않을까요?” 마리아 룻 천사가 말했어요. “눈물도 아름답게 그려진다니 지상에서 힘듦을 잘 이겨낼 듯싶어요. 저는 우리가 쏟아놓은 말들도 그리워질 것 같아요. 천상의 하늘나라는 눈빛과 미소만으로도 서로 소통하며 살 수 있는, 말이 필요 없는 세상일 텐데 지상에서 했던 말들이 얼마나 그리울까요? 그러고 보니 우리가 가장 그리워할 것들이 지금 우리 곁에 있군요. 이 곳이 바로 천국 아닌가요, 하느님?” 말꼬리를 올리는 마리아 룻 천사님 얘기에 하느님 입꼬리도 쑥 올라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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