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온 편지141(20241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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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송창우 | 등록일 | 24.10.21 | 조회수 |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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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백마흔한 번째 편지, 2024년 10월 22일 화요일에
아기의 셈 / 곽해룡
한 명, 두 명, 세 명, 네 명…… 아기가 개미를 셉니다
‘명’이 아니라 ‘마리’라고 엄마가 일러 줍니다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네 마리…… 아기가 사람을 셉니다
‘마리’가 아니라 ‘명’이라고 엄마가 일러 줍니다
한 명, 두 명, 세 명, 네 명…… 아기가 또 개미를 셉니다
아기의 눈엔 사람이나 개미나 똑같습니다
《축구공 속에는 호랑이가 산다》(문학동네, 2015)
▷ 하느님과 천사님들이 금마면에 있는 국립익산박물관을 찾았어요. 이곳 박물관에는 국보 11호인,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석탑인 미륵석탑이 있는 곳이에요. 주변 환경은 ‘육생비오톱’으로 조성을 했어요. 육생비오톱은 자연과 인간이 최소한의 자연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는 생물군집 서식공간이에요. 곤충과 새들이 찾아올 수 있게 새집, 돌무더기, 장작더미를 만들고 나무와 들꽃을 심어 인간과 자연이 공존 가능한 환경을 만들었어요. 여기에서는 야생식물의 먹이인 땅에 떨어진 열매는 주워가서는 안 되지요. “요즘 펭수가 사람들에게 인기라던데, 엄마, 아빠, 형제들 있는 남극으로 돌아가지 않고 이곳에서 쏘다닐까요?” 하느님 말씀에 세실리아 천사님이 말했어요. “남극이 기온이 올라서 겨울인 한국을 찾아왔는데, 이곳 날씨가 겨울 같지 않고 워낙 따뜻해서 시름시름 앓다가 냉동 창고만 찾아다니며 기력을 회복한다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세실리아 천사님 농담에 마르첼리나 천사님이 놀라는 체하며 말했어요. “정말 안타까운 일이에요. 기후 변화가, 기후 위기로 바뀌고, 이제는 기후 재앙이라고까지 불린다지요. 명품 백 만든다고 깡그리 잡아재끼는 아마존 악어 새끼들이 내 침대 밑에서 살고 싶다고 도망쳐 올지 모를 일이에요.” 마리아 룻 천사님도 눈망울이 커지며 말했어요. “곳곳에서 일어나는 가뭄과 홍수, 몇 개월씩 타오르는 산불을 보면 이것은 기후 재앙이 아니라, 아마겟돈 같은 기후 자살이라는 소리까지 들린답니다. 사람을 돈으로 따져서 짐승처럼 대하고, 말 못하는 짐승을 생명이 아닌 물건처럼 대하는 인간 세상이야말로 온갖 생명들에게는 괴물같은 공포의 대상 아니겠어요? 동물을 잔인하게 야생동물을 숙주로 삼는 코로나를 비롯한 온갖 해괴한 바이러스들도 사람들이 너무 잔인하게 동물들은 학대하며 자기들을 못살게 구니까, 가장 안전한 곳을 찾아서 뛰쳐나왔다는 거 아녜요? 오로지 자기밖에 모르는, 지구상에서 유일한 안전지대인 인간 몸속으로 말이에요!”
▷ 비가 내리고 나니 기온이 내려갑니다. 건강관리 잘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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