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온 편지130(20241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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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송창우 | 등록일 | 24.10.04 | 조회수 | 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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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백서른 번째 편지, 2024년 10월 4일 금요일에
신발론(論) / 마경덕
2002년 8월 10일
묵은 신발을 한 무더기 내다 버렸다
일기를 쓰다 문득, 내가 신발을 버린 것이 아니라 신발이 나를 버렸다는 생각을 한다 학교와 병원으로 은행과 시장으로, 화장실로, 신발은 맘먹은 대로 나를 끌고 다녔다 어디 한 번이라도 막막한 세상을 맨발로 건넌 적이 있었던가 어쩌면 나를 싣고 파도를 넘어 온 한 척의 배 과적(過積)으로 선체가 기울어버린. 선주(船主)인 나는 짐이었으므로,
일기장에 다시 쓴다
짐을 부려놓고 먼 바다로 배들이 떠나갔다
마경덕 시집 『신발論』 문학의전당, 2013
▷ 하느님이 천사들과 길을 걷다가 잠시 정자나무 아래 평상에서 쉬고 있었어요. “여기 바닥은 편백나무로 만들어져 있어 향기가 나고 느낌이 참 좋아요. 죽어서도 평상 바닥이 되어 우리에게 편안한 쉼을 선물해준 편백나무가 참 고맙네요.” 곁에 있던 세실리아 천사가 말했어요. “우리를 멈추게 하고 쉬게 하는 ‘바닥’이라는 말만 들어도 감사가 절로 나오네요. 우리를 다시 일으키는 것도 결국 바닥이네요. 그중에서도 발바닥은 우리를 지탱하느라 얼마나 힘들까요? 우리 몸의 맨 밑바닥인 발바닥 아래에서 묵묵히 고생하는 발을 보호하고 있는 신발이 하느님과 같은 ‘신’이라 여겨지지 않나요?” 마르첼리나 천사가 미소를 띠며 말했어요. “맞아요! 우리 몸의 맨 아랫부분에 있는 발바닥을 감싸고 위로하는 것이야말로 하느님과 같은 존재 아니겠어요? 손바닥이라는 말도 참 아름답지 않은가요? ‘손’이라는 말도 ‘신’이라는 말에서 나왔다고 해요. 어떤 일이든 손이 아니면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 ‘손’은 ‘신’이나 다름없지요. 어쩌다 쓰러진 땅바닥, 밑바닥에서 일어나야 할 때도 손바닥을 짚고 일어설 수 있으니 손바닥은 바닥에서 우리를 구원하는 신의 손 아니겠어요?” 마리아 룻 천사가 손바닥을 치며 말했어요. “우와, 대단하네요. 바닥의 깊은 뜻을 알게 해주다니! 문득 혓바닥이란 말이 떠올라요. 세상의 온갖 쓴 맛, 매운 맛을 다 보면서도 늘 바닥처럼 ‘한 번 더 해 봐야지, 잘 할 수 있어.’라고 응원하는 혓바닥 아닌가요? 어쩌다 인생의 단 맛을 본다고 해도 ‘잘난 체 하면 안 돼, 이럴 때일수록 겸손해야 해.’라며 결코 바닥에 있던 때를 잊지 말라는 부드러운 신의 목소리를 간직한 혓바닥을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요?”
▷ 한 주간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주말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다음 주부터 2학기 1차 고사입니다. 시험 잘 치르도록 힘냅시다.
▶ 오늘은 좋은 날! 오늘이 어떤 날인가는 내가 정하기 나름입니다. 어떤 일이든 내가 어떻게 마중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거 아니겠어요? 오늘은 무슨 날? 아하, 그래. 오늘은 좋은 날, 맞아!!^^
▷ 학교생활 중, 친구나 선생님과 찍은 사진을 보내주거나 제나온 편지에 대한 답장이나 소감문 등을 보내주는 친구에게는 위클래스 상담실에서 정성들여 준비한 선물을 드리고 내용에 따라 선별하여 본인 허락을 받은 후, 제나온 편지에 싣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학교생활 중 궁금한 일, 함께 하고 싶은 일,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즉시 달려가 기꺼이 마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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