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온 편지128(202409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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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송창우 | 등록일 | 24.09.29 | 조회수 | 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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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백스물여덟 번째 편지, 2024년 9월 30일 월요일에
프라이팬을 타고 가는 도둑 고양이 / 김륭
우리 동네 구멍가게와 약국 사이를 어슬렁거리던 고양이 쥐약을 먹었대요. 쥐가 아니라 쥐약을 먹었대요. 우리 아빠 구두약 먼저 먹고 뚜벅뚜벅 발소리나 내었으면 야단이라도 쳤을 텐데…
구멍가게 빵을 훔쳐 먹던 놈은 쥐인데 억울한 누명 둘러쓰고 쫓겨 다니던 고양이, 집도 없이 떠돌다 많이 아팠나 보아요. 약국에서 팔던 감기몸살약이거나 약삭빠른 쥐가 먹다 남긴 두통약인 줄 알았나 보아요.
쓰레기통 속에 버려진 고양이, 구멍가게 꼬부랑 할머니랑 내가 헌 프라이팬에 담았어요. 죽어서는 배고프지 말라고, 프라이팬을 비행접시처럼 타고 가라고 토닥토닥 이팝나무 밑에 묻어 주고 왔어요.
▶ 이 세상에서 가장 빠른 것은 무엇일까요? 그렇다면, 이 세상에서 가장 느린 것은 무엇일까요? 이 세상에서 가장 넓은 것은 무엇일까요? 이 세상에서 가장 좁은 것은 무엇일까요? 이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은 무엇일까요? 그렇다면 이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것은 또 무엇일까요? 정답은 모두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빛이 지구를 1초에 일곱 바퀴이나 돈다고 해도 마음으로는 열 바퀴도 돌리고 백 바퀴를 돌릴 수 있잖아요? 달팽이처럼 굼벵이처럼 느린 것은 없다고 해도, 오래 전 다툼으로 화가 풀리지 않아 아직도 꿈쩍 않는 내 마음보다 느릴 순 없겠죠? 그러고 보니 세상만사는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로군요. 이런 기기묘묘한 우리들 마음은 우리 몸 어느 곳에 숨어 있어서 가장 빠른 것보다 더 빠르고, 가장 무거운 것보다 더 무겁고, 가장 넓은 것보다도 더 넓을까요? 바로 축구공보다 작은 우리 머릿속에 있답니다. 너무도 소중하고 놀라운 것이기에 단단한 머리뼈로 감싸고 있지요. 가슴속에는 1초도 쉴 수 없는 심장이 있다면 머릿속에는, 0.1초도 쉬지 않고 빅뱅으로 끝없이 확장하며 우주처럼 쉼 없이 내 생각을 일으키는, 뇌의 주인인 마음이라는 게 있답니다. 그러니 우주가 아무리 넓고 크더라도 한 몽상가가 꾼 꿈에 불과하답니다. 우주 또한 꿈꾸는 한 몽상가를 위해서 끝임 없이 빛의 속도로 내달리고 있는 거지요. 꿈꾸듯이 살고, 살면서 우주처럼 무한한 꿈을 꾸는 몽상가를 만드실 때 하느님은 별 부스러기를 모았답니다. 우리 영혼이 다하면 다시 별나라로 돌아가는 것도 당연하겠죠? 서울에 가려면 기차를 타고, 아프리카에 가려면 비행기를 타듯이 죽음이라는 기차나 비행기를 타고 다시 별나라로 돌아가는 것이지요. 어제 뜻하지 않게 별나라로 출발한 사람도 있지만 오늘 밤이 내 차례가 될지 내일 밤이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 않겠어요? 하지만 별나라 교통편은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왕복티켓은 발급하지 않는답니다. 오로지 떠나기만 하는 일방통행의 편도 티켓 뿐이랍니다. 너무 먼 곳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이팝나무 그늘 아래서 비행접시를 타고 있는 고양이를 따스한 별처럼 순한 눈길로 배웅해야 할 까닭입니다.
▷ 오늘, 9월 마지막 날입니다. 9월 배웅 잘하시고, 10월 마중은 더욱 우아하게 덥석 안아볼까요? 내일은 임시휴교로 쉽니다!
▶ 오늘은 좋은 날! 오늘이 어떤 날인가는 내가 정하기 나름입니다. 어떤 일이든 내가 어떻게 마중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거 아니겠어요? 오늘은 무슨 날? 아하, 그래. 오늘은 좋은 날, 맞아!!^^ ▷ 학교생활 중, 친구나 선생님과 찍은 사진을 보내주거나 제나온 편지에 대한 답장이나 소감문 등을 보내주는 친구에게는 위클래스 상담실에서 정성들여 준비한 선물을 드리고 내용에 따라 선별하여 본인 허락을 받은 후, 제나온 편지에 싣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학교생활 중 궁금한 일, 함께 하고 싶은 일,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즉시 달려가 기꺼이 마중하겠습니다!
▷ 마음 치유 도우미(상담실) : 전북제일고 심리 전문상담교사 곽소라 063-840-9769(익송관3층 상담실)
▷ 학교생활 도우미 : 전북제일고 위클래스 담당교사 송창우 010-7163-7249, songbee1223@hanmail.net (본관 동쪽 3층 생활안전부)
▷ 이글은 우리 학교 홈페이지(https://school.jbedu.kr/jbjeil)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홈페이지→학생마당→제나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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