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온 편지107(202408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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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송창우 | 등록일 | 24.08.26 | 조회수 | 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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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백일곱 번째 편지, 2024년 8월 27일 화요일에
할머니 댁 감나무 / 박명하
할머니 댁 앞 우뚝 선 큰 나무
할머니 시집올 때 함께 온 그 나무,
할머니를 닮아 인심도 좋다.
여름엔 시원한 그늘을, 가을엔 맛난 감을,
그래도 까치 줄 건 품속에 꼭 갖고 있다.
할머니도 없고 그 집도 이젠 없지만
감나무는 아직도 외로이 그 자릴 지킨다.
▷ 그 아이에게 친구가 생긴 것은 지난봄이었어요. 장안산 덕산계곡 물함박꽃이 지고 노각나무꽃향기가 피어오르는 때였으니 늦봄이기도 하고 초여름이라고 불러도 될 즈음이었지요. 동네고샅에서 아이들이 구슬치기를 하고, 뒷동산 구릉진 언덕에서 손방울치기를 할 때도 늘 따돌림을 받는 아이였지요. 아무도 그 아이를 눈여겨보는 아이도 없었고 함께 놀이에 끼워주는 일도 없었어요. 다리를 절고 손목이 뒤틀려진 그 아이를 부드럽고 따뜻하게 대해주는 철 든 아이들을 기대하는 게 어쩌면 철없는 생각인지도 모르겠지요. 아마도 지난봄, 아니 여름이 막 시작하려 할쯤이었죠. 허리가 그믐달처럼 꼬부라진 할머니가 강아지와 함께 이사를 온 그 집을 그 아이가 자주 들락거린 것은. 그 날도 그 아이는 아무하고도 어울리지 못하고 집으로 쓸쓸히 걸어가는데, 할머니가 누구에겐가 반갑게 인사를 하는 거예요. 아가, 오늘 하루도 애썼다. 엊그제 꽃잎 친구들이랑 헤어지느라고 가슴이 아팠지? 오늘은 뒷집 정삼이가 새총을 만든다고 옆가지를 잘라가고, 옆집 기승이가 바짝 붙어서 오줌을 갈기고, 기와집 할아버지가 바튼 가래를 뱉고 갔는데도 얼굴 한 번 찡그리지 않다니. 더구나 강아지가 똥을 싸고 갔는데도 그늘을 만들어서 낮잠을 자게 하다니…. 아이는 감나무집을 지나갈 때마다 처음엔 할머니가 집밖에 나다니지 못하는 아픈 손녀라도 데리고 사는 줄 알았지요. 하지만 그 집에는 할머니와 강아지 말고는 아무도 없었답니다. 할머니가 착한 손녀처럼 사랑스럽게 대해주는 감나무 말고는…. 아이는 할머니가 그렇게 귀애하는 감나무를 친구 삼기로 했지요. 그러고 나서 그 아이는 감나무처럼 하루하루가 환해졌답니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생겨도 하늘을 품고 땅을 보듬고 사는 감나무를 껴안아가며, 감나무와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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