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온 편지90(202407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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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송창우 | 등록일 | 24.07.21 | 조회수 | 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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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아흔 번째 편지, 2024년 7월 22일, 월요일에
꽃씨 하나가 꽃이 되려면 / 최재숙
꽃씨 하나가 꽃이 되려면 조그만 땅이 필요해요 때가 될 때까지 조용히 잠들어 있도록.
꽃씨 하나가 꽃이 되려면 물도 조금 필요해요. 메마른 몸을 부드럽게 적셔 주도록.
꽃씨 하나가 꽃이 되려면 햇볕도 조금 필요해요 얼어 있던 마음이 따뜻하게 녹도록.
그리고 꽃씨 하나가 꽃이 되려면 기다리는 마음이 필요해요 조용한 잠에서 깬 꽃씨가 부드러운 몸짓으로 기지개를 켜
움이 돋고 쑥쑥 자랄 때까지 그리고 마침내 마음을 활짝 열 때까지.
▷ 하느님나라에서는 해마다 자식을 제일 잘 가르치는 엄마에게 주는 최고얍 상이 있어요. 농사 중에서도 자식농사를 최고로 여기는 엄마들에겐 최고로 인기 만점인, 가슴 뿌듯한 상이 아니겠어요? 자식을 세계만방 나랏말을 모두 가르친 엄마가 말했어요. “옛 성인 말씀을 따르는 게 최고예요. 맹모삼천지교로 온 나라 언어를 배우도록 삼백 개 도시를 돌며 외국어 공부를 시켰지요. 묻지도 따지지도 마세요. 조기교육에 현장학습이 아니면 어학공부는 어림도 없지요.” 영재교육으로 국제중에, 국제고에, 세계최고라는 대학을 졸업시키고 박사학위를 다섯 개나 가진 아들을 둔 엄마가 콧대를 세우며 말했어요. “세계화시대에 걸맞게 자식교육도 동양식보다는 서양식을 따라야죠. 맹모삼천지교로는 2%부족하답니다. 무조건 몰아세우는 스파르타교육이 아니면 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겠어요? 부족한 2%를 마저 채워야 상위 1%가 되어 사람구실을 한다고요!” 그때 지영이 엄마가 조용히 말했어요. “가장 평범한 게 가장 특별한 것이라는 생각으로 우리아이 이름을 지었어요. 지영이라는 이름은 가장 흔한 이름이니까요. 같은 이름을 가진 아이를 보는 것만도 힘든 세상에서 위로가 될 테니까요. 그리고 우리 아이를 위한 기도대신, 아이 곁에서 늘 숫자를 셌답니다. 몇 번 만에 몸을 뒤집는지, 몇 번 만에 두 발로 꼿꼿이 서는지, 몇 번 만에 가나다라를 읽는지, 몇 번 만에 이름 석 자를 쓰는지, 그리고 몇 번 만에 스스로 좋아하는 놀이를 멈추고 자기 할 일을 하러 가는지를 헤아리며 아이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는 일을 멈추지 않았지요. 제가 한 일은, 내 자식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고, 기다려주고, 또 기다려주는 인내심을 지켜낸 것뿐이랍니다. 사실 기다리는 기쁨을 맛보지 않으면, 기쁨의 언덕에 도달하는 척후병으로, 슬픔이 징검돌처럼 놓여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겠어요?” 그 말을 듣던 하느님은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최고얍 상을 지영이 엄마에게 줘버리고 말았다나요?ㅋㅋ
▷ 1학기 2차 고사가 오늘 지나면 하루만 남습니다. 조금만 더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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