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온 편지89(202407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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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송창우 | 등록일 | 24.07.18 | 조회수 | 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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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여든아홉 번째 편지, 2024년 7월 19일, 금요일에
이건 아주 무서운 총 놀이야 / 신형건
꽃을 향해 빵 쏘니까 팔랑 나비가 날아 나왔어. 연달아 빵빵빵 쏘았더니 팔랑 팔랑 팔랑 ― 아스팔트에 쏘았더니 뾰족 풀 한 포기 돋아 나오고. 쇠창살에 빠앙― 했더니 금세 담쟁이 넝쿨이 되어 넌출넌출! 굳게 닫힌 문에 대고는 그냥 시늉만 했는데도 스르르― 심통 부리는 동생 얼굴에, 맛 좀 봐라! 빵― 했더니 뺑긋 보조개가 패이고 빵빵빵빵 마구 쏘았더니 한바탕 웃음이 터져 나왔지. 이젠 네게 쏠 차례야. 자, 쏜다? 무섭지! 빠앙―
▷ 하느님나라에 소낙비가 내렸어요. 논에서 밭에서 일을 하다가 갑자기 내리는 소낙비를 피해 마을 정자나무 아래 모인 사람들에게 하느님이 퀴즈를 냈어요. 세상에서 제일 큰 소리가 뭘까? 오늘 심판은 하느님나라에 놀러온, 하느님나라 옆 마을에 사시는 부처님께서 도와주시기로 했어요. 앞집 아저씨가 얼른 손을 들었어요. “그야 당연히 천둥번개 소리죠. 산기슭 아래 밭이나, 들판 한복판 논에서 일하다가 천둥소리를 들으면 머리털이 꼿꼿이 설 정도로 으스스 하지요. 한여름 공포영화보다 더 무섭답니다.” 옆집 아저씨가 말했어요. “제가 어렸을 적에 이웃 도시에서 다이너마이트가 폭발했어요. 그 소리는 30킬로미터 떨어진 우리 집까지 들려오고 근처 집들이 무너지고 수 킬로미터 안에 있는 유리창이 모두 박살났대요. 수류탄, 핵폭탄, 수소폭탄이 터지듯, 폭발물이 한꺼번에 터지는 소리처럼 큰 소리는 아마 없겠지요?” 이번에는 뒷집 아저씨가 번쩍 손을 들고 말했어요. “하느님, 개미 기어가는 소리 들어보셨어요? 송사리 헤엄치는 소리 들어보셨어요? 못 들어 봤죠? 작아서 그렇지 움직이는 건 다 소리가 나지 않겠어요? 그렇듯이 지구가 돌아가는 소리, 태양이 폭발하는 소리, 별이 태어나는 소리는 얼마나 클까요? 아마 우주가 움직이는 소리는…, 생각만 해도 아찔해지지 않나요?” 이번에는 아이 손을 잡고 밭두렁에서 콩밭을 매던 외딴집 아줌마가 말했어요. “아무리 크고 놀라운 소리라도 먹을 것을 외치는 소리보다 더 큰소리는 없답니다. 굶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턱이 없겠지만, 세 끼 밥을 못 먹으면 눈에 뵈는 게 없는 세상에서 ‘아침 드세요, 점심 드세요, 저녁밥 드실래요?’라는 말보다 더 커다랗게 울리는 소리가 어디 있을까요? 무서운 총소리보다, 짜증나는 잔소리보다, 공포에 떨게 하는 폭발소리보다, 굶어죽기 전에 먹을 것을 들이밀며 외치는 소리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크고 황홀한 소리가 아니고 뭐겠어요?” 하느님은 고개를 끄덕이고 가져온 간식을 나눠주며 큰소리로 말했어요. “빵이야, 빵! 일 하시느라 다들 배고프셨죠? 빵 드세요!”
▷ 1학기 2차 고사 기간입니다. 다음 주 화요일까지 힘내서 1학기 마지막을 잘 마무리하기를 기도합니다.
▷ 학교생활 중, 친구나 선생님과 찍은 사진을 보내주거나 제나온 편지에 대한 답장이나 소감문 등을 보내주는 친구에게는 위클래스 상담실에서 정성들여 준비한 선물을 드리고 내용에 따라 선별하여 본인 허락을 받은 후, 제나온 편지에 싣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학교생활 중 궁금한 일, 함께 하고 싶은 일,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즉시 달려가 기꺼이 마중하겠습니다!
▷ 마음 치유 도우미(상담실) : 전북제일고 심리 전문상담교사 곽소라 063-840-9769(익송관3층 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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