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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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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편지58(20240604)
작성자 송창우 등록일 24.06.04 조회수 16
첨부파일

제나온 쉰여덟 번째 편지, 202464, 화요일에

 

코끼리가 되려면 / 신현림

 

 

곁을 떠나고 싶지 않은 사람처럼

떠나고 싶지 않은 자리가 있다

지금 여기, 불빛 비치는 진흙, 흐느끼는 땅

 

코끼리는 발로 얘기한대

발이 민감한가 봐

신기롭도록 아름다운 눈을 나는 맨발로 밟는다

눈이 아니라 조약돌임을 천천히 음미하고

                             

세월이 내 발을 코끼리 발처럼 두툼하게 만들었다

땅을 어루만지는 발

느리게 춤추는 발 속삭이는 발

 

너도 코끼리가 되기 전에 할 일은

                                           

살아 있음에 고마워하기

바람 부는 땅에 입맞춤하기

 

 

▷ 어린왕자가 사는 B612호 옆집에는 아린공주가 살았어요. 아린공주네 집 주소는 B612-12535호이었어요. 아린공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끄집어내는 신비한 능력이 있었어요. 누구에게든지 마법의 주문을 외우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아린공주 앞에 나타나곤 했지요. 그날은 능수오색만첩도화 꽃잎이 초속 5cm로 흩날리는 사월이었어요. 바오바브나무 속에 낮잠을 자는 노랑애벌레의 봄꿈을 훔쳐보던 아린공주가, 어린왕자 그림1호인 모자 그림 앞에서 속삭이듯 마법의 주문을 읊조렸답니다. “12535, 12535, 12535”이렇게 ‘12535’를 세 번 외우고 밀화부리처럼 휘파람을 3초간 불다가 다시 ‘12535’를 세 번 더 외워야 마법의 주문이 먹히는 것은 아린공주만 아는 비밀이지만요. 어쨌든 아린공주 앞에는 모자 속에서, 아니 보아구렁이 뱃속에서 나온 코끼리가 하품을 하며 기다란 코로 기지개를 켜고 있었어요. 엄마 뱃속인 줄 알았던 보아구렁이와 작별인사를 나눈 아기코끼리는 아린공주를 등에 태우고 여행을 떠나게 되었답니다. 신이 난 아린공주는 아기코끼리에게도 마법의 주문을 가르쳐주었어요. 밀화부리 새처럼 고운 휘파람소리도 연습을 시켰지요. 도화꽃비를 맞으며 아린공주가 잠이 들 무렵 아기코끼리는 땅을 바라보며 주문을 외웠답니다. 기다란 코를 하늘로 비틀어 올리며 휘파람소리도 끼어 넣으면서요. 그러자 부드러운 흙속에서 온갖 노랫소리가 들리는 거였어요. 한 줌의 흙이 된 오색도화 같은 눈부신 영혼들이 부르는 노래였지요. 아기코끼리의 걸음걸음은, 온갖 길짐승들이 노래하며 탄력 있게 밀어주는 발바닥의 춤이 되었지요. 그렇게 덩실덩실 춤을 추다 하늘을 바라보며 주문을 되뇔 때였어요. 아기코끼리 등 위에서 잠자던 아린공주 주위에는 하늬바람이 된 온갖 날짐승들의 영혼이 푸른 물결이 넘실대듯 춤을 추며 아기코끼리를 흔들어댔답니다. 그 뒤로 아기코끼리는 한 걸음 들꽃 속에서도, 한 발짝 땅속에서도 가족을 만나고 동무를 만나고 온갖 날짐승길짐승의 마중과 배웅을 받으며 춤추는 B612 별나라 여행자가 되었답니다. 12535!(이리오세요!) 12535!(이리오세요!) 12535!(이리오세요)라는, 마음 문을 활짝 열어젖히는 마법의 주문을 중얼중얼, 흥얼흥얼대면서요.

 

오늘 전국 단위 모의고사가 실시됩니다.

 

학교생활 중, 친구나 선생님과 찍은 사진을 보내주거나 제나온 편지에 대한 답장이나 소감문 등을 보내주는 친구에게는 위클래스 상담실에서 정성들여 준비한 선물을 드리고 내용에 따라 선별하여 본인 허락을 받은 후, 제나온 편지에 싣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학교생활 중 궁금한 일, 함께 하고 싶은 일,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즉시 달려가 기꺼이 마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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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제일고 심리 전문상담교사 곽소라 063-840-9769(익송관3층 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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