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지난 6월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피해자를 통합지원하는 공동네트워크 구축을 주도했다. 지자체와 경찰서·119·병원·가정지원센터·피해자쉼터 등 기관·사회단체를 그물망처럼 엮어 피해자들이 신속하게 구제받을 수 있는 원스톱서비스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과거에는 피해상담 한번 받는 데도 단계별로 이곳 저곳을 찾아 다니며 비용·시간이 많이 들고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윤 대표는 전국에 있는 58개의 지원센터 이사장들 가운데 가장 손이 큰 후원자 중 하나다.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과 대학생들에게는 친부모처럼 세심하게 보살피고 뒷바라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녀가장인 대학생 A(23)씨는 윤 대표 도움으로 내년 2월 졸업을 앞두고 있다. A씨는 1년 전만 해도 학업을 중도 포기하겠다고 맘 먹을 정도로 사정이 딱했다. 지난해 5월 식당 일을 하며 자신을 뒷바라지 하던 어머니가 살인사건에 휘말려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아버지마저 어릴 때 돌아가시고 홀로 남겨진 A씨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윤 대표가 장학금 지원받을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았다.
올 초 묻지마 폭행을 당한 중국인 유학생 B(20)씨에게도 윤 대표는 새 삶을 찾아준 은인이다. B씨는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퇴근하던 밤길에 낮 모르는 행인이 휘두른 칼에 목을 찔렸다. 외국인이라 의료보험혜택이 안 돼 치료를 못해 목에 큰 상처가 남았다. B씨 얘기를 들은 윤 대표는 주변 의사들에게 도움을 요청, 흉터를 말끔히 지워줬다.
윤 대표는 주변에서 ‘쌀집 아저씨’로 불린다. 매년 추석·설이면 쌀 포대를 짊어지고 소년소녀 가장이나 홀로 사는 노인들의 집을 찾아 가기 때문이다. 그는 1997년부터 매년 명절 때마다 10㎏짜리 쌀 3000~4000포대씩, 1년이면 6000~8000포대를 기증한다. 쌀은 트럭 한 대에 싣고 나가 젊은 직원들과 함께 어깨에 둘러메고 전달한다. 사정이 여의치 못할 땐 동사무소에 건네기도 하지만, 대부분 윤 대표가 직접 배달에 참여한다. 아파트 모델하우스 개장식 때도 축하금·화환 대신 쌀을 받아 공동모금회 등에 보낸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겨울 초입이면 달동네를 찾아 연탄 배달부 역할도 하고, 김장 김치를 담아 나누는 ‘사랑 나눔 행사’도 펼친다. 대학·고등학교에 대한 장학사업에도 열심이다.
제일건설은 전북·충청권에 지난 25년간 3만여 가구의 아파트를 건립해 왔다. ‘튼튼한 아파트’는 정평이 나 있으며, ‘살기 좋은 아파트’로 입주자들이 선정할 만큼 신뢰를 받는다. 2009년에는 주택산업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금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중앙일보] 입력 2013.11.20 01:21 / 수정 2013.11.20 01:25
장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