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동화중학교 로고이미지

동화의 하루

RSS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프린트하기
2025.9.11 지리산 천왕봉의 일출의 값어치
작성자 *** 등록일 25.10.16 조회수 4
첨부파일

동화에 오면 통과의례처럼 지리산에 서게 됩니다.

2012년부터 1학년 담임을 하거나, 생활지도 차원에서 아이들에게 교육벌의 의미로 산행이나 걷기가 필요할 때 지리산을 오게 됩니다.

천왕봉을 기점으로 당일치기가 가능한 중산리 코스, 아름다운 물길이 펼쳐진 한신계곡-세석-장터목 1박2일 코스, 그리고 성삼재부터 연결되는 2박3일 종주코스 등 다양한 길을 아이들과 함께 했습니다.

세벽 천왕봉에 오를 때 늘 기대했던 것은 멋진 일출을 보는 것입니다. 4족 보행을 해도 늘 기대하던 일출을 보겠다는 생각으로 힘든 것마저 내려놓을 수 있게 만듭니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했던 순간에 일출을 매번 놓치거나 볼 수 없었습니다.

 

  2025년 우리 1학년들과 지리산 등반길에 올랐습니다. 예비산행도 하고 아이들 나름대로 각자 체력점검도 했던 터라 가벼운 마음으로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시작하자마자 비가와서 비옷을 입고 무거워진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따로 식사를 챙길 겨를도 없이 우중 산행을 이어가며 목적지인 연하천에 도착했습니다. 물이 가득한 신발을 그대로 신고, 무거워진 몸을 허우적거리며 저녁식사를 지어먹고 산장에 몸을 뉘어봅니다. 아이들도 모두 무사합니다. 

 

  아침에도 일찍 일어나 모두 밥을 짓고 젖은 신발에 다시 발을 끼워맞추고 둘쨋날 산행을 시작합니다.  오늘은 비가 오지 않아 다행히 가볍습니다. 길은 멀고 몸은 무겁고 영신봉은 험난합니다. 아이들과 작은 그룹을 지어 함께 의지하며 봉우리 너머 봉우리 또 너머 세석 지나 장터목에 도착합니다. 조별로 또 저녁을 지어 먹고 대피소에 몸을 뉘어봅니다. 둘쨋날 밤은 잠이 쉬 오지 않습니다. 

 

  새벽 3시 무렵 천왕봉으로 나서기 위해 눈을 떠봅니다. 아이들도 주섬주섬 일어섭니다. 추위에 대비하기 위해 채비를 단단히 하고 보온병에 물도 끓여 담아봅니다. 약간의 간식도 넣고 헤드 랜턴을 쓰고 모두 길을 나섭니다. 칠흑같은 어둠위로 별이 반짝입니다. 별맛집 동화중을 버금가는 멋진 밤풍경입니다. 잘 보이지 않으니 오히려 집중하기에는 좋습니다. 힘들다고 말할 겨를도 없이 앞 사람 발만 보면서 그 어두운 길을 뚫어봅니다. 천왕봉에 가까워 올수록 날이 밝아오는 것이 느껴집니다. 오늘은 맑음입니다. 우리는 구름이 넘실거리는 산등성이 위로 솓아오르는 일출을 끝내 보고야 말았습니다. 감동입니다. 일출 앞에 설 수 있는 아이들도 나도 모두 행복합니다. 세상의 일부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를 세삼 느껴봅니다. 모든 것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전글 2025.8.25 기차와 브로콜리
다음글 2025 전북예술교육 페스티벌에 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