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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카페 (4학년 1반 배민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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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배민솔 등록일 23.10.26 조회수 59

우리 동네엔.....

이름 없는 카페가 있다.

한 달쯤 전에 생겼는데,

손님이 한 명도 없다. 옆으로는 탕후루 가게도 있고, 큰 편의점도, 문구점도 있어서 더 초라해 보여서일까?


나는 관심이 생겼다.


주말이다. 평일에 학교 땡땡이라도 치고 가고 싶었지만, 엄마한테 들킬까봐 학교에 갔다.

왜 그렇게까지 하고 싶었을까?

엄청난 충동이 나를 감쌌다고 해야 할까? 


끼이익-

가게에 들어갔다.

가게 안은 온통 새하얬다.

너무 눈부셔서 눈을 제대로 뜨기 어려울 정도였다.

눈을 뜨자, 텅 빈 방 한가운데에 방 만큼 하얀 메뉴판이 보였다. 


[메뉴]

마음을 달콤하게 해주는 딸기라떼


잊혀진 기억을 되살리는 코코넛 주스


죽은 사람을 만나게 해 주는 커피


마음을 하얗게 만들어주는 플레인



"마음을.....하얗게?"



기억을 조금 거슬러 올라가자.



"여보, 또 술 마셨어요?"

"그냥 한잔했어."

"여태껏요? 적당히 좀 먹으라고 했잖아요!"

"시끄러!!! 조금 마셨다니까 왜 자꾸 참견이야!!!"

"뭐라고요? 당신 말 다했어요? 애도 있는 어른이 지금 그런말이 나와요?"



엄마랑 아빠가 또 싸운다.

어지럽다.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마음이 시커메졌다. 엉키고, 꼬여서 복잡하게 변했다.



정말 마음을 깨끗하게 할 수만 있다면.



내 마음을 알아챈 건지 메뉴판 위에 파란 글씨가 떴다.


[정하신 메뉴를 누르십시오.]

난 그 말대로 플레인 글씨를 꾸욱 눌렀다.

 

그러자 어느 한 귀퉁이에서 흰 빛이 일었다.


가슴까지 하얘질 것만 같은

새하얀 빛.

너무나도 아름다운 흰 색이다.


그곳에 못 박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어."


빛이 서서히 옅어져 갔다.

빛이 사라진, 빛이 있던 자리에

컵에 담긴 하얀 플레인 요거트가 보였다.

 

내 거겠지? 내가 고른 거니까, 내가 먹어도 될 거야!


손으로 컵을 집어 들었다.

시원하고 묵직했다.


꽃혀 있는 빨간 빨대에 입을 대었다.


입에 요거트가 들어오자마자 입 안이 시원해졌다.

부드럽고 시원한 솜 사이에서 누워 있는 느낌이 느껴졌다. 

아아, 세상에 이보다 더 맛있는 음식이 있을까, 너무나 환상적이어서 삼키고 싶지 않았다.

 

아쉬운 마음으로 플레인을 목구멍으로 넘겼다.

목구멍으로 넘기는 기분은 없었다.

머릿속으로 빨려 들어가 

마음을, 생각을 새하얗게 만들었다.


순수하고 부드러운 플레인의 맛이 나를 사로잡았다.


서서히 맛이 가셨다.

요거트도 다 마셔 갔다.

꿈 같았던 시간이 사라져 가는 걸 느낄 때,



나에겐 그 새하얀 마음이 이미 자리잡아 있었다.



다음 날, 카페에 가기 위해

탕후루 가게 옆에 갔지만,

탕후루 가게 옆엔 편의점과 문구점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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