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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건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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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7일 경건의 시간-기억 소환, 잊지 말지어다
작성자 한승진 등록일 22.09.20 조회수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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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919일 경건의 시간

기억 소환, 잊지 말지어다

시편 1031-5

1.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라 내 속에 있는 것들아 다 그의 거룩한 이름을 송축하라
2.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며 그의 모든 은택을 잊지 말지어다
3.  그가 네 모든 죄악을 사하시며 네 모든 병을 고치시며
4.  네 생명을 파멸에서 속량하시고 인자와 긍휼로 관을 씌우시며
5.  좋은 것으로 네 소원을 만족하게 하사 네 청춘을 독수리 같이 새롭게 하시는도다

3인 딸의 대입수시 원서 접수를 끝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처럼 그저 최선을 다할 뿐 결과는 알 수 없다. 딸아이가 고등학교 3년간 열심히 공부해왔고 자기 적성과 진로에 대한 깊은 고민 끝에 6장의 대입 원서를 접수했으니 자신에게 맞는 곳으로 1개 이상 합격해서 대학에 진학하기를 바랄뿐이다. 처음 대입 수험생 부모를 해보면서 대학 합격을 위해 노심초사(勞心焦思)하는 학부모들 마음을 조금을 알게 되었다. 문득 내가 대학갈 때 내 부모님도 노심초사 했겠구나하는 생각을 해봤다. 내가 대학 갈 땐 대입입학생보다 수험생수가 많았고 선지원후시험제로 본인이 지망하려는 대학에 지원하고 그 대학가서 학력고사를 보고 그 점수로 합격하는 형식이었다. 그러니 치열한 경쟁률과 한 번의 지원으로 결정되다보니 지금의 수험생과 학부모에 비해 그 당시는 더욱 불안하고 더욱 긴장했던 것 같다. 나는 실력부족으로 대입에 떨어져 재수하고도 또 떨어져 삼수, 사수, 오수, 육수를 했다. 중간에 공장도 다니고 마음에 차지 않는 대학에 한 학기를 다니기도 했다. 그 오랜 세월 부모님은 얼마나 혹을 채우셨을까 싶었다. 이번 딸의 대입을 보면서 무려 30여 년 전의 내 대입수험생 시절을 떠올렸고 그러면서 부모님의 마음과 늦게라도 대학에 들어가도록 도움을 준 여러 사람들을 떠올려봤다. 지금 생각하니 모든 게 은혜였다. 25살에 겨우 들어가게 된 대학이라 그때의 감격은 지금도 생생하다.

최근엔 뜻하지 않게 코로나 192번이나 감염되어 고생했다. 막내아들의 확진으로 막내아들을 격리시키고 조심시켜야하는데 겁이 많은 막내아들을 홀로 격리시키기 애매하다보니 접촉하게 되었고 결국 아빠인 내가 감염되고 말았다. 이렇게 1차 감염으로 고생했는데 또 다시 막내아들이 감염되었다. 그럼 또 다시 내가 감염될 수 있으니 이번엔 막내아들을 격리시키고 내가 일주일만 접촉을 피해야하는데 하루 이틀을 그렇게 하다가 결국 겁 많은 막내아들을 외면치 못해 또 다시 감염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막내아들로 인해 두 번이나 감염되어 고생했다. 이 일에 나와 아내는 막내아들을 원망하기는커녕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이곳이 부모마음인가 보다. 이런 내 마음을 보면서도 부모님의 은혜를 떠올려왔다. 내가 부모가 되니 부모님의 헌신적인 사랑을 조금은 알게 되었다.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은혜를 되새겨본다. 또한 부모님 이외에도 음으로 양으로 나를 존중해주고 함께해준 스승과 선배와 친구들이 있었다. 그 소중한 사귐과 존중과 배려와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나는 참 많은 사랑을 받았고 받고 있다. 이 사랑에 보답하면서 살아야겠다. 모든 게 은혜라는 말이 떠오른다. 우리가 매일 마시는 공기, 지금까지 지켜주신 부모님 은혜, 스승과 선후배와 동료들의 사랑과 은혜를 되새겨본다.

장석주의 대추 한 알이란 시가 있다.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 있어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혼자서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그렇다. 그냥 그렇게 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모든 게 어려운 과정 속에서 도움으로 된 것이다. 그러니 감사해야한다. 이처럼 은혜가 깊고 넓고 높은데 우리는 은혜를 잊곤 한다. 모든 게 내가 잘나서 된 것이라고 여기는 자기교만이 있다. 때론 잘되면 내가 잘 한 것이고 못되면 부모 탓, 환경 탓, 남 탓을 한다. 아홉 가지 은혜를 받고도 한 가지가 모자라다고 불평하는 게 사람이니 그런가 보다. 명심불망(銘心不忘). 잊지 않도록 마음속 깊이 아니 뼈 속 깊이 새겨야겠다. 원한은 물에 새기고 은혜는 돌에 새겨야겠다. 그래야 교만에서 벗어나 겸손할 수 있고, 은혜에 보답하는 사람됨을 갖출 수 있다. 은혜를 잊으면 교만이 싹트고 은혜를 되새기면 겸손이 일상화될 것이다. 최근 개인적으로는 어머니의 암 수술 후 병원생활로 마음이 무겁다. 코로나 19로 인해 면회도 어렵다. 험한 세상을 평생 자식 걱정으로 살아오신 어머니의 병환에 기도밖에 할 것이 없다. 고액의 병원비는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이는 네가 돈이 많아서가 아니다. 고액의 병원비를 빚을 대든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저 어머니가 병원비가 얼마가 들더라도 부디 건강을 회복하시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염원할 뿐이다. 어머니가 편찮으시니 어머니의 은혜를 더 깊게 되새겨본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이고 섭리 안에서 이루어짐을 믿는다. 내 모든 것을 허락하시고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되새겨본다. 그리고 그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실 일을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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