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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건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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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5일-칠 년을 수일같이 여겼다
작성자 한승진 등록일 22.09.19 조회수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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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년을 며칠같이 여겼다

창세기 2920절이다. “야곱이 라헬을 아내로 맞으려고 칠 년 동안이나 일을 하였지만, 라헬을 사랑하기 때문에 칠 년이라는 세월을 마치 며칠같이 느꼈다".

  오래된 영화로 많은 사람들에게 지금도 감동으로 기억되는 <패치 아담스>라는 제목의 영화가 있다. 이 영화에서 인상 깊은 장면 중 하나이다. 두 명의 의과대학생이 나온다. 열심히 공부한 여학생은 79점이 나오고, 늦은 나이에 공부하면서도 병원에서 환자들과 놀아주고 마음을 나눈 패치 아담스는 97점을 받는다. 분명 물리적인 시간과 연령으론 여학생이 우수해야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결과는 정반대였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여학생은 그저 의사가 되서 유명해지려는 생각으로 열심히 공부한 것이고, 패치 아담스는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를 알았기 때문이었다. 여학생은 하기 싫은 공부를 하다 보니 늘 긴장된 얼굴로 공부를 하였고, 패치 아담스는 즐거운 마음으로 긍정적인 생각으로 재미있게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 공부를 잘하려면 공부 시간만 늘린다고 되는 게 아니다. 공부의 양이 중요한 게 아니라 왜 해야 하는 지, 어떤 마음으로 해야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성경에 보면 쌍둥이로 태어났는데 단지 둘째라는 이유만으로 종교적인 권위와 재산상속권의 자격이 없는 야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태어나면서 정해진 결정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억울하고. 화가 났습니다. 장자우선권의 사회가 원망스럽고 자신을 늦게 태어나게 한 부모가 밉고 형을 볼 때마다 미웠을 것이다. 그러니 형을 대하는데도 기쁘지 않고 억지로 하고 형을 더 사랑한 아버지에게 효도를 해도 억지로 하였을 것이다. 쌍둥이인데 형에게만 모든 게 주어질 것으로 정한 사회제도나 종교제도에도 억지로 따랐을 것이다. 그러다가 형을 속이고 아버지를 속여서 장자권을 쟁취하였다. 이럴 때 보면 아주 머리가 비상하고 집중력도 대단했다. ? 자기가 간절히 소원하는 것이니까. 꼭 갖고 싶은 것이니까. 아버지와 형을 속이는 것이고 속임에 대한 보복이 엄청날 것을 알면서도 용기를 내고 결단하였다. 하고 싶은 일이니까. 그만큼 간절했으니까.

그는 형의 보복을 피해 외삼촌 집으로 가서 거기서 머물면서 노예처럼 일했다. 그런데 아버지와 형을 속인 그를 다른 사람도 아닌 외삼촌이 속였다. 도망자인 그를 속여 노동력을 착취하였다. 그는 외삼촌에게 따지기도 어려웠다. 믿고 의지한 외삼촌으로부터 속임을 당하고 나서 속임을 당하는 게 이런 것이구나했을 것이다. 그는 좌절하지 않고 그 외삼촌 집에서 계속해서 열심히 일했다. 사실 그가 이렇게 자기를 노예취급하고 속이는 외삼촌 집에 살면서도 행복했던 것은 이유가 있었다. 그건 바로 그가 억지로 일을 하지 않은 이유이다. 외삼촌 집에 둘째딸 라헬이 자기 맘에 들었고, 열심히 7년을 일하면 라헬과 결혼시켜준다는 외삼촌의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라헬을 향한 그의 간절한 사랑 앞에서 시간이란 한낱 숫자놀음에 불과했다. 창세기 2920절이다. “야곱이 라헬을 아내로 맞으려고 칠 년 동안이나 일을 하였지만, 라헬을 사랑하기 때문에 칠 년이라는 세월을 마치 며칠같이 느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하루하루, 순간순간이 그에겐 그저 기쁨이요, 행복이었던 것이다.

앞에서 말한 영화처럼 억지로 하는 일엔 능률이 안 오른다. 매사에 짜증나고 억지로 해야 하는 일로 의욕도 없다. 억지로 하는 일은 효과가 없다. 성취동기가 중요하다. 내가 이 일을 왜 하는지, 그 이유를 구하고 찾아야한다. 그래야 내가 하는 일이 즐겁고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 반갑고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이 소중하다. 잘 하는 사람보다 열심히 하는 사람이 낫고, 열심히 하는 사람보다 즐겁게 하는 사람이 낫고, 즐겁게 하는 사람보다 그 일을 왜하는지 무엇을 위해 하는지를 하는 사명감으로 하는 사람이 낫다. 오늘날 우리 교육은 지식의 양을 많이 주입하는데 급급하다. 그러다보니 묻지도 따지지도 못하게 한다. 그렇게 해서는 바른 교육을 할 수 없다. 무엇이 중요한 지를 알아야한다. 조금 더디 가르치더라도 아이들이 왜 공부해야하는지, 무엇을 위해 공부해야하는지를 가르쳐야한다. 그래야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신의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자신의 진로를 스스로 선택하고 개척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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