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팔, 10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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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전주예술중 | 등록일 | 23.10.31 | 조회수 | 3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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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팔, 10월
희망과 청순을 의미하는 보석, 오팔!
아이들과 낭만 사진을 찍었습니다. 중2 남학생의 마음에 낭만 사진은 어떤 것일지 궁금하여 사진 찍는데 끼워 달라고 하였습니다. 동아리 시간으로 운동장을 걷고 있을 때였습니다. “낭만 사진은요 이렇게 찍는 거에요.” 해를 등지고 기다란 그림자가 생기게 하여 그 그림자를 찰칵 그리하여 저에게도, 중2 마음에도 낭만 사진을 한 장 남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 이 사진 좋다.. 나에게도 보내주렴” 저도 사진을 받았습니다.
운동장 열 바퀴를 작정하고 걷기를 했는데 중간중간 꽃도 감상하고 농구도 하고 축구도 하고.... 오늘은 열 바퀴를 채우지 못했습니다. 다음 주엔 다섯 바퀴를 채울 겁니다.
운동장을 도는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1학년인데 고등학교 어디 갈까를 고민하고, 자신을 담당하는 교과 선생은 아니지만 저에게 궁금했던 교과에 대한 질문을 하고, 이번 주는 이렇게 살았다 라고 이야기를 재잘대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다음 주에도 들을 것 같습니다.
10월 6일 바람이 미치도록 많이 분 날 저녁엔 기숙사생 대상 화재대피훈련이 이루어졌습니다. 바람이 불어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다 같이 모여 사는 곳이니 안전이 제일 일 수 밖에 없는거지요. 소방서와 합동으로 이루어진 화재대피 훈련으로 ‘안전’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17일에는 2학년 음악전공 아이들의 향상연주회가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그간 갈고 닦은 실력을 전공 선생님이하 선후배들에게 선보이는 날입니다. 간혹 학부모님들께서 관람하시기도 합니다. 학교의 교육은 학생과 학부모와 교직원이 함께 할 때 생동감이 있음을 확인합니다. 23일에는 전주 국립무형유산원으로 진로체험을 다녀왔습니다. ‘종묘제례’, ‘매듭장’, ‘누비장’, ‘강령탈춤’을 학년별로, 반별로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직접 체험했습니다. 중간 점심시간에는 예산이 허락되는 범위안에서 엄청난 양의 버거를 1인 1버거 했습니다. 그와중에 한분이 정말 친근하게 인사해 주셨는데 지금도 그 모습이 선합니다. 눈썰미 예리하신 부장님이 그 분을 단 번에 알아보셨습니다. 그 분은 우리학교 재학생의 학부모님이셨습니다. 소녀같은 그 느낌의 그 분은 그림을 전공하셔서 실제 전시회도 개최하시곤 하시는데 그날은 전통 매듭장 관련 강사님으로 활동하셨던 모양입니다. 맑은 감성을 지닌 그분의 자녀도 그림을 전공하는데 따순 감성을 표현하는 그 마음이 훗날에 더 발전될 수 있기를 기도해봅니다. 그날 하늘은 파랬고, 볕은 따사로웠으며 바람은 차가웠습니다. 24일에는 전문 연극 배우들이 공연장에서 재학생 대상 공연을 했습니다.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일반사람들과 섞이며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장애가 있는 사람들도 결국은 ‘우리와 같은 사람이다, 소통이 중요하다’ 등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학교라는 공간은 다름을 인정하고 그 다름을 통해 배우는 공간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 리 고 25일은 2024 신입생 선발 전형일이었습니다. 전국단위 선발이다보니 여러 곳에서 실기에 응시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교장선생님이하 모든 선생님의 노력으로 입시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전공별 담당 선생님외에도 응급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보건 선생님, 주차를 담당하신 선생님, 교무실에서 각종 안내 문자 발송과 전화 응대를 하신 선생님, 그리고 입시 총괄을 매끄럽게 진행해 주신 선생님의 모습에서 신입생들을 맞이하고자 하는 열정과 애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을 하고 싶은가에 대한 고민’이 입시라면 그 답에 대한 시작이 우리학교이고, 그 학교에서 환하게 생활해 나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햇살이 따사롭습니다. 국기게양대 옆 은행나무의 열매가 주절이 주절이 전설처럼 달렸습니다. 아주 오랜 세월 우리학교의 역사를 지켜본 나무일터이니 이 순간도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또하나의 이야기가 알맹이처럼 더해질 것입니다.
27일은 미술전공하는 학생들의 재학생 작품전시회 오픈 일입니다. 전주교육문화회관 2층 전시실에서 11월 1일까지 작품이 전시될 예정입니다. 각자의 마음이 풀꽃으로 사랑으로, 풍경으로, 애니의 한 장면으로 다양하게 표현된 이번 전시회가 이 가을의 햇살과 참 잘 어울립니다. 이 전시회를 위해 지도하신 선생님의 뿌듯한 모습과 작품을 안내하는 학생의 모습에서 미술인으로서 자부심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전시장 출입문에 ‘우리 모두 이번 생은 처음이니까~’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작은 것에서 위로받고 상처를 받기도 하는 삶이지만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며 토닥이며 작품 전시회를 준비했을 그 공간이 따수었습니다.
동아리 시간에 낭만 사진을 찍자던 남학생은 친구와 함께 복도에 걸려진 작품을 보고 있습니다. 저와 함께 떨어졌던 새를 묻어주었던 진주에서 온 그 아이는 입시가 끝났습니다. 특유의 무뚝뚝함에 살짝 웃어주었습니다. 그 아이는 조금 있다 점심을 먹고 만날 예정인데 5교시의 그 아이 모습이 궁금해집니다. 입시 결과가 어떠하든 청춘의 푸르름은 빛을 더해가고 모악산 아래의 학교는 시간의 더깨를 더해갑니다. 졸업 후 지나온 시간을 훑어보면서 이 산자락의 기억이 조금더 따뜻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전형일에 참석하신 학부모님들은 우리 재학생들의 단정한 교복차림과 예의 바른 몸가짐에 인성교육을 잘 받은 것 같다고, 좋아 보인다고, 그런 말씀을 하셨답니다. 그 학부모님들이 2024에 이 산자락 아래 학교에서 자녀의 환한 미소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씨앗이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곳, 꿈과 희망을 키우는 곳, 안전하고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는 곳이 전설을 가득 품은 커다란 은행나무가 있는 우리 학교 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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