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메랄드, 5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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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전주예술중 | 등록일 | 23.05.31 | 조회수 | 2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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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 5월
얘들아 안녕... 안녕하세요... 어머 교복을 입었구나.. 기분이가 어때.. 교복을 입어서 이제 청소년이 된거 같아요. / 진짜 중학생이 된거 같아요. / 늙었어요.. 아...
뭔가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설렘과 지나간 것에 대한 아쉬움 등이 섞이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교복이 나오지 않아서 사복을 입고 다니다가 교복을 받았습니다. 비닐커버 속의 하얀 교복을 우당탕 화장실로 달려가 교복으로 갈아입었다고 합니다. 좀 더 어엿해지고 좀 더 빛나 보이는 것은 교복의 힘일지도 모릅니다. 오늘도 반듯하게 교복을 차려입은 아이들과 인사를 합니다.
돌아보는 5월은 많은 행사와 일들이 있었습니다. 볕 아래 각 반 마다 반티를 맞춰 입고 서로가 서로를 응원했던 시간. 큰 규모의 학교가 아니다 보니 1,2,3학년의 각 1반이 한 팀, 각 2반이 한 팀이 되어 나름의 욕심으로 열심히 최선을 다했던 교내 체육 한마당이 있었습니다. 반 별로 경기 참석자를 지원자 중심으로 선정하는데 한 명이 여러 경기에 참여하려 하니 서로 조율하며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 이뻤습니다.
‘우리가 서로 싸우려고 경기 하는 거 아니잖아. 즐길려고 하는 건데.. 나도 참여하고 싶어.’
야무지게 자신의 참여 의사를 밝힌 그 아이 반은 경기 할 때 꿀벌 복장을 입고 프랭카드를 준비하며 응원전에 참여했습니다. 초록초록한 운동장에 노란 꿀벌 복장은 단연 산뜻했습니다.
감사편지쓰기 대회가 있었습니다. 자신의 주변에 존재하는 그 모든 것들이 감사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하며 그 소중한 존재들에게 손 글씨로 마음을 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부모님께, 선생님께, 나무에게, 의료진에게, 급식 이모님께... 친구에게, 같은 동기들에게.. 아이들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감사의 대상은 다양했습니다. 훼손되지 않은 그 속마음을 읽으며 마음이 따숴짐을 느꼈습니다. 이리 고운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제 신분이 좋기도 했습니다. 시상식을 마쳤고 부모님께 편지를 쓴 친구들 것은 각자의 집에 발송해 보기로 했습니다. 평소에 쑥쓰러워서 표현하지 못했던 그 마음들이 오롯하게 전해질 수 있을 거 같았습니다.
동아리 시간엔 근처 학교 마을 길을 걸었습니다. 이건 작약이야, 이건 개양귀비. 이건 뭐지? ‘낮달맞이꽃이요’. ‘오~ ... ’. 핸드폰에서 꽃을 찍으면 바로 어떤 꽃인지 알려주는 그 신박한 기능으로 실시간 확인하면서 길을 걸었습니다. 마을 개짓는 소리, 집 밖에 나온 마을 어르신들께 인사를 하면서 다시 학교로 돌아올 수 있는 거리만큼 걷고 올라왔습니다. 차를 타고 다닐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따박따박 두 발로 걸을 때 보였습니다. 산딸기가 군락지가 학교 초입에 그렇게 있었다는 것도, 옥수수가 그렇게 많이 자라고 있었다는 것도 두 발로 걸으니 보였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은 두 발로 걷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휘리릭 차 타는 것처럼 슝슝 날라갈 수 없는 것이 교육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에메랄드 원석은 치료의 힘이 있고, 정화의 힘도 있다고 합니다. 행운, 행복, 친절, 그 모든 선함이 깃든 에메랄드 원석이 이 신록이 깃든 5월과 참으로 잘 어울립니다.
푸르름이 깃든 교정에서 푸른 꿈을 키우고 있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음에 감사한 시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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